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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매각작업' LIG손보, 드라이브는 언제?

구자원 LIG그룹 회장 집행유예형… 메리츠금융지주·보고펀드 우세

이지숙 기자 기자  2014.02.12 17: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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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구자원 LIG그룹 회장이 법정구속에서 풀려나며 두 달 넘도록 진척이 없던 LIG손해보험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IG손보 매각은 지난해 11월 매각 발표 이후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것 외에 지금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앞서 구 회장은 LIG건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혐의로 2012년 11월 기소된 뒤 피해 보상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해 11월 LIG손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LIG손보는 작년 기준 시장점유율 13.8%로 업계 4위며 전속 및 교차 보험설계사수는 1만8300여명, 전국 영업점은 320여개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구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남에 따라 LIG손보 매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LIG손보 인수 희망 의사를 밝힌 곳은 △KB금융지주 △롯데그룹 △보고펀드(동양생명) △메리츠금융지주 등이다. GS그룹도 잠재적 인수후보자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KB금융지주와 롯데그룹이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사태수습에 집중하며 이번 LIG손보 인수 후보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보고펀드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특히 KB금융은 비은행 부분 강화 일환으로 LIG손보 인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말 국민은행 도쿄지점 비자금 사건, KB국민카드의 고객정보 유출, KT 자회사 직원의 대출 사기까지 사고가 연이어 터지며 사태수습에 몰두하는 상태다.

롯데그룹도 롯데카드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터지며 사태수습을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워졌다. 롯데쇼핑은 12일 롯데그룹의 LIG손보 인수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답변요청에 "현재 크레디트스위스, E&Y한영, 율촌, 밀리만코리아 등을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GS그룹 또한 여수 기름유출과 화재사고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로 후보가 압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보고펀드와 컨소시엄 형태로 LIG손보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수자문사로 JP모간과 다이와증권을 선정했고 계리자문은 밀리만, 법률자문은 김&장, 재무자문은 삼일회계법인에 맡겼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도 지난해 말 "LIG손보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합병보다는 인수 후 자회사 형태로 경영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과 구자원 회장이 친인척 관계라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조 전 회장은 고 구인회 회장의 차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둘째 사위며 구자원 회장은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고 구철회 회장의 장남이다. 다른 집안으로 회사를 넘기는 것을 꺼려하는 범 LG그룹 특성상 메리츠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LIG손보가 타 금융그룹으로 넘어갈 경우 지적된 범 LG그룹 계약 이탈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약속한 구자원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를 받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의사를 밝힌 일부 기업들의 참여가 불투명해지며 앞으로 인수자들의 참여가 얼마나 적극적인가에 따라 매각 가격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