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T(030200)가 황창규 회장 체제 구축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가운데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정면충돌'했습니다. 서로를 향해 강한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는 모습이 낯 뜨거울 정도입니다.
양사가 서로에 대해 비방하는 주요내용은 '불법 보조금'인데요.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가 통신사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품질·서비스 결핍을 보조금으로 막고 있다"고 비방하자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LTE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자 보조금으로 땜질하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이 같은 원색적 상호비방은 11일부터 본격화했습니다. 이날 일명 '2·11 대란'으로 불리는 날인데요. 판매장려금이 지급되지 않는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5S' 가격이 10만원대로 추락한 날이죠.
이날 오전 SK텔레콤의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5% 성장이라는 가입자 뺏기를 선언, 보조금 촉발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 주말인 8~10일, 출고가 95만4000원인 갤럭시S4 LTE-A에 사상 첫 120만원대 미친 보조금을 책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통사 '2·11 대란'에 쏠린 불법보조금 시선을 LG유플러스로 돌리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하더군요. 실제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 모두 보조금 경쟁에 합류해놓고 SK텔레콤만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까닭은 아이폰 보조금에서 LG유플러스로 시선을 돌리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SK텔레콤도 100% 자회사이자 전국 SK텔레콤 서비스 및 단말기를 판매하는 SK P&S 마케팅을 통해 지난 8일 같은 수준인 119만원의 보조금을 갤럭시S4 LTE-A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심지어, SK텔레콤이 밝힌 증빙자료에는 LG유플러스가 해당 단말에 지급한 보조금은 120만원이 아닌 118만원으로 기재됐죠. 결국 SK텔레콤이 같은 기간 1만원 더 많은 보조금을 동일한 모델에 투입한 셈입니다.
LG유플러스를 웃도는 보조금 정책을 행사한 SK텔레콤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 경쟁사 공격의 선두에 나선 이유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더 이상 경쟁사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표명으로 대신하더군요.
SK텔레콤 관계자는 "작금의 현실을 반영한 경쟁사들의 여러 행태들을 살펴보니 우리도 어쩔 수 없겠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우리도 보조금 관련 증빙들을 통해 앞으로 경쟁사에 적극 대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날선 공방은 12일에도 이어졌습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성장율 5%를 밝힌 것은 사실상 무한 보조금 과열 주도를 선언한 셈"이라고 재차 역설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LG유플러스도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는데요. '2·11 대란'이 있었던 지난 10일 저녁부터 11일 화요일까지 SK텔레콤이 보조금 대란을 주도했다는 것입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50% 점유율 사수 발언을 한 이후 보조금으로 시장과열을 주도하고 있다"며 "11일 갤럭시S4 LTE-A에 최대 145만원, LG G2에는 118만원·베가 시크릿노트에는 108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모두 마이너스폰으로 판매했다"고 비난했습니다.
LG유플러스가 밝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번호이동통계에 따르면 11일 전체번호이동 건수는 10만9112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과열판단 기준인 2만4000건보다 4.5배가량 많은 수치입니다. 이날 SK텔레콤만 번호이동시장에서 5802건 순증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4614·1188건 순감했습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이달 1~10일 동안 5069건의 순감을 기록한 SK텔레콤이 '50% 사수 보조금'으로 대응해, 단 하루 만에 이를 만회하며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상호비방은 양사가 언급한 대로 시장점유율 50% 사수와 5% 성장이라는 목표로 인한 불법보조금 과열경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오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통3사에 대한 추가제재를 취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놓고 봤을 때 과열사업자로 지목되지 않기 위해 경쟁사를 헐뜯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합니다.
이들이 경쟁사를 비방할 때 빼놓지 않고 언급한 곳이 방통위입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방통위 시장조사를 위한 자료 제출 대상 기간이 끝나자마자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을 펼쳤다고 폭로했으며, LG유플러스는 방통위 시장조사 착수 당일인 지난달 27일 SK텔레콤이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죠.
또한 방통위 시장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SK텔레콤이 경쟁사를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로 지목하며 그간의 불법보조금 지급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이통사 번호이동시장이 과열되며, 경쟁구도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요. 이통사가 헐뜯기 경쟁을 치열하게 했을 때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이익이 돌아갈지는 의문입니다.
이통사 모두 불법보조금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빈축만 살 뿐이죠 . 오는 14일 예정된 방통위의 이통사 추가제재 결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