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초부터 신용평가사에 의해 제기된 신흥국 리스크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더니 그 영향으로 증시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 중에서도 재정과 경상수지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러시아, 터키,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위험국으로 꼽히는데 이들 국가의 리스크가 미국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국가의 화폐가치는 연일 폭락하고 있으며 금융시장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부족한 아르헨티나는 디폴트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터키는 외화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전격적인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밸류 체인으로 줄줄이 엮인 세계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의 유동성 회수에 따라 신흥국에 투자된 외국 자금의 급격한 유출, 해당 국가의 화폐가치 폭락 및 외화 부족에 따른 리스크 증대, 다시 신흥국발 리스크에 의한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위축 등의 사태가 마치 도미노가 넘어지듯 차례로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인 것이다.
이는 결코 신흥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공통의 문제인 까닭에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파도처럼 끊이지 않고 닥쳐오는 난감한 사태에 대해 보통 사람과는 조금 다른 안목을 가져야만 한다.
무슨 의미인가 하면 보통사람의 경우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처한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간접적이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이것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악재이다. 따라서 어려움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선이 일반인들과는 달라야만 하는데 그래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처방과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는 어려움 중에는 우리가 무언가를 시도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는 반면 어떤 것은 그저 겪어낼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앞에 것을 '문제'라고 하고 뒤에 것을 '곤경'이라고 한다. 이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으며 정체가 다르기 때문에 해법 또한 다르다.
스스로 해결이 불가능한 곤경은 스스로 해결하려 들면 들수록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결과적으로 괜스레 힘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곤경은 그저 적절하게 다루고 견뎌내는 수밖에 없는 종류이기 때문이다.
반면 해결이 가능한 문제를 해결이 불가능한 곤경으로 인식하고 지레 포기할 경우 심적인 고통과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눈앞에 다가오는 어려움의 정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곤경인지 냉정하게 파악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밀려드는 어려움은 개인투자자들로서는 해결 가능한 문제인 경우보다는 도무지 해결이 불가능한 곤경인 경우가 거의 태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개방형 경제인 우리의 경우 해외발 이슈가 빈번하게 시장에 두루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들은 묵묵히 견뎌내야만 하는 곤경인 경우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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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 SK증권 안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