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집 근처 대형마트로 군것질거리를 사러 갔다가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추억의 캡슐뽑기기계. 많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놓인 모습을 요즘도 볼 수 있는데요,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쯤 문방구 앞에서 이 기계로 뽑기를 했던 기억들 다들 갖고 있으시죠?
하굣길이면 언제나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을 뽐내던 뽑기기계. 십수년 전 100원이나 200원이었는데, 지금은 500원짜리를 무려 4개가 넣어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2000원으로 가격이 올라있었습니다. 당시부터 현재까지 뽑기 내용물은 주로 만화 캐릭터, 반지, 초콜릿, 껌 등 당대 초등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아이템이 대부분이죠.
제로섬은 말 그대로 합계가 '0'이 되는 것으로, 승자와 패자의 이익을 합치면 0이 되는 시장이나 상황을 말하는 이론이다. 특히 제로섬이 재테크에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바로 '경쟁의 강도'다. = 노병우 기자 |
항상 원하는 물품이 나오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이미 보유한 아이템만 여러 번 나오는 참사도 종종 발생해 제 마음을 속상하게 했던 일이 떠올라 눈물이 앞을 가렸는데요. 그럴 때마다 이를 악물고 마치 도박중독자처럼 돈만 생기면 문방구 앞으로 달려갔었습니다. 그런데 뽑기기계를 보자마자 새삼 아이템 취득을 위해 돈을 퍼붓던 유년기의 제 모습이 떠올라 놀라게 됐죠.
사실 도박중독자가 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처음에는 누구에게나 흥미에서 접근하지만 중독되느냐 아니면 오락의 한 수단으로 남게 하느냐는 결국 당사자가 짊어질 판단입니다.
지인들과 내기게임을 하다보면 종종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이라는 말을 듣는데요. 제로섬게임이란 참가한 사람들의 이익과 손해를 모두 합치면 제로, 즉 0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제로섬게임의 대표적인 예로는 역시 경마, 복권, 포커, 고스톱 등의 도박을 들 수 있는데요.
이 같은 제로섬게임은 승패 합계가 항상 일정한 합으로 나타나 승자의 득점은 곧 패자의 실점과 같으므로 심한 경쟁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제로섬게임은 지난 1981년 레스터 서로(Lester C. Thurow)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가 저술한 '제로섬 사회'가 발간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무역수지의 내왕(來往)을 게임으로 볼 때 무역수지 흑자국이 있으면 반드시 같은 규모의 적자국이 존재한다는 게 주요내용인데, 한마디로 제로섬 게임을 '승자독식'의 게임이라고 표현할 수 있죠. 상대가 얻는 만큼 자신이 잃는 승자독식의 게임인 만큼 치열한 대립과 경쟁이 공존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게임과 도박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목적에 있습니다. 게임의 목적은 '즐거움'인 반면 도박의 목적은 바로 '재산증식'이죠.
하지만 도박을 통해 승부감각을 기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도박에 있어 승부의 관건이 되는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베팅하는 이유에서입니다.
한편 법은 '일시 오락'의 범위 안에서 도박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생도 도박이라는 말이 있듯이 법이 허락한 범위 안에서 인생을 즐기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