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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기름유출, 물썩히는 유화제 왜 뿌려댔나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2.04 17: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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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여수 기름유출 사고 5일째를 맞는 가운데 방제작업에 투입된 해군 3함대가 기름을 강제로 녹이는 유화제(油化劑)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해양오염 피해가 우려된다.

해군의 이같은 방제는 기름을 인위적으로 가라앉혀 시야에서는 기름띠가 제거된 것처럼 보이지만, 바다 속을 곪아 터진다는 점에서 신중한 사용이 당부되는 물질이다.

더욱이 주도적인 방제를 하고 있는 여수해경은 공식적으로는 "2차 오염피해를 위해 유화제는 전혀 사용치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군은 이와는 별개로 주로 야간을 이용해 유화제를 살포했다.

해군은 기름방제를 총괄하는 여수해경과 상의도 없이 빠른 방제효과를 노리고 유화제를 뿌렸으며, 해경 또한 유화제 살포자제를 당부하는 업무협의가 없었다.

 

   
여수 기름유출 5일째를 맞아 방제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 박대성 기자

유화제란, 수면에 뜬 기름을 물과 결합시켜 물에 녹이는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일명 계면활성제로 통용되며, 기름방제 뿐만 아니라 세탁세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성분이다.

해군 3함대 측은 유화제 살포 의혹이 제기되자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일 기름방제를 위해 100L의 유화제를 뿌렸다"고 시인했다.

2차 바다오염원인 줄 알면서도 다급한 나머지 살포했다는 취지다. 어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살포량을 축소했을 거라는 의심도 사고 있다.

유화제를 뿌린 바다는 갈색으로 변색된다는 것이 어민들의 주장이다.

신덕마을 한 주민은 "우리가 배를타고 가서 유화제 살포를 반대해도 막무가내로 뿌려댔다"고 증언했다. 그는 "해군이 도와주고도 욕먹는다"고도 했다. 

유화제에 대한 위험성은 공히 인지하는 문제이다.

고효주 전 여수시의원은 "기름을 억지로 녹이는 성분인데 결국은 바다가 오염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적조방제에 황토살포를 반대해 온 순천대 나재운 교수도 "기름을 녹여 가라앉히는 유화제는 가급적 사용않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여수해경 관계자는 "우리 해경은 유화제를 살포하지 않았다"면서도 "추후 사용자제를 당부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