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TM영업 재개…국민인식 전환 뒷받침 돼야

여전히 남은 불신…실효성 있는 정부대책 요구

추민선 기자 기자  2014.02.04 15:58:3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사상최대 개인정보유출 사건의 후속조치로 3월까지 TM영업을 전면 금지한다는 방침이 조기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조치는 전화상담사들의 고용불안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3월까지 중단됐던 TM영업을 조기해제하고 오는 3월 초부터는 이메일·문자를 제외한 전화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오는 10일부터 기존고객의 보험갱신 안내와 신규 상품 판매가 가능해졌고, 3월부터는 신규 고객 유치 전화영업 또한 가능해졌다.

금융당국은 모든 보험사에 불필요한 개인 정보를 모두 정리했다는 확인서를 오는 7일까지 제출토록 통보했으며 은행·카드사 등 나머지 금융사에게는 14일까지 제출하도록 했고, 이를 검토해 빠르면 다음주쯤 업무가 재게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조치로 당분간 전화상담사들의 무더기 해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금융당국의 조치가 얼마큼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시작된 개인정보보안 불신

1989년 국내 최대 라면생산 업체 삼양식품(대표 김정수)은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후 급격한 매출 하락세를 보였고 60%를 육박하던 시장점유율은 15%까지 떨어졌다.

'공업용 우지'사건으로 삼양식품에 근무하고 있던 근로자 3000명 중 1000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고 100억원 상당의 제품을 수거했으며 수천억원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 사건을 통해 국민들은 삼양라면에 대한 불안감과 혐오감이 극대화 됐으며 관련업계는 줄도산으로 이어졌다.

그 후 1997년 대법원은 삼양라면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바닥에 떨어진 업계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작년 6월에 있었던 '불량 만두파동' 역시 같은 맥락으로 불량 만두소를 유명 만두업체에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0억~300억원 만두시장은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시간이 지났지만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은 만두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만두업계 사장은 투신자살을 했으며 많은 만두업체가 문을 닫기도 했다.

이에 TM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TM영업 방식 또한 위의 사건들과 다를 바 없는 형국"이라며 "이미 개인정보유출이라는 사건의 피해자가 된 국민들은 TM영업이 재게 된다 한들, 걸려오는 전화에 의심부터 할 것이고 TM업무를 담당하는 상담사 역시 같은 범죄자 취급을 받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TM업계 강력한 업무지침 하달

금융당국의 조치로 TM업계도 한시름 돌린 듯 했지만 후폭풍을 걱정하는 눈치다. 이에 각 금융사 사용업체와 TM상담사를 고용하고 있는 아웃소싱업계는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TM상담사들에게 강력한 업무지침을 전달했다.

전화상담사들이 지켜야할 지침사항으로는 △전 직원 볼펜사용금지 △필기메모·포스트잇 사용금지 △모든 보관문서서류폐기 처분 △정보보안 적발 시 상담원 퇴사조치 △업무종료 후 고객정보조회자료 삭제 후 퇴근 △"개인정보이용활용에 동의해주셔서 연락드렸다"라고 서두에 반드시 언급해야 한다.

계속해서 휴대폰 '011·016·018·019'로 시작된 번호가 결번으로 나오면 '010'으로 변경해 전화하는 것 역시 정보보안법 위배사항으로 규정했으며 직장으로 전화금지 및 자택으로 통화 시도할 경우 "휴대폰 연결이 안돼서 부득이하게 자택으로 전화 드렸다"고 양해를 먼저 구해야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고객과의 상담시 모든 정보는 컴퓨터에 입력하도록 했으며 내용을 서류로 보관할 수 없고 모든 사항을 외워 진행토록 지시했다.

위의 지침사항을 어길 경우 상담사는 QA(품질보증)점수 감점 및 위반 강도에 따라 퇴사조치 한다는 방침이다.

인식전환 위한 대책 시급

TM업계와 전화상담사들은 한 목소리로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사에 근무하는 한 상담사는 "합법적으로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불신이 계속 될 경우 점점 TM상담사의 업무유지가 힘들 것이고 사용기업 역시 TM영업 방식 대신 다른 영업방식을 찾게 될것"이라며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TM상담사의 실직과 직결 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총장은 "TM영업이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금융당국의 조치는 환영하지만 이 후 힘들어질 TM업계와 상담사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국민들의 인식전환이 하루빨리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