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 기자 2014.02.04 15:24:27
[프라임경제] 시장점유율 50%를 지키겠다고 선언한 SK텔레콤이 설연휴 기간 번호이동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설연휴 기간을 포함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통사별 번호이동은 △SK텔레콤(017670) 5957건 △KT(030200) -9259건 △LG유플러스(032640) 600건을 기록했다.
앞서, SK텔레콤의 번호이동시장 순증현황은 지난달 △27일 -4395건 △28일 354건 △29일 -471건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설연휴 기간을 포함한 최근 5일간 SK텔레콤은 5957건의 순증을 기록, 일 평균 약 1191건에 달하는 번호이동 순증을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는 SK텔레콤이 설연휴 동안 대량 보조금을 지급해 대폭 순증한 결과"라며 "재고떨이용 LTE 단말에 보조금을 과다 투입했는데, 가입자를 끌어 모아 50% 시장점유율을 지키겠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또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판매점에 판매건당 5만원을 지급하는 활성화 정책을 펼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설연휴 기간 SK텔레콤은 △옵티머스G프로 △베가 LTE-A △베가아이언 △갤럭시s3에 각각 보조금 △85만원 △75만원 △92만원 △65만원을 투입했다. 단말 별 출고가는 △옵티머스G프로 69만9600원 △베가 LTE-A 55만원 △베가아이언 69만9600원으로, 출고가보다 높은 보조금을 지급한 셈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1월 중순에는 최신스마트폰 쪽에 보조금이 집중됐다면, 지금은 다른 양상으로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통사 정책일 수도 있고, 제조사 정책일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통사는 보통 LTE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3G·피처폰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SK텔레콤은 피처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펼쳐 시장점유율 50%를 지키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
이와 함께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통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해 3G단말과 피처폰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은데, 이 기간 SK텔레콤은 피처폰 모델 3종을 -13만원에 내놓는 꼼수를 부렸다"며 "해당 단말의 경우, 별도 기기값 할부조건 없이 현금구매가 가능해 고객이 번호이동 가입만 하면 통신사로부터 돈을 받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보조금 규제에서 출고한 지 20개월이 지난 모델은 단속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3G폰과 피처폰에 보조금을 집중한 것"이라며 "3G단말과 피처폰은 알뜰폰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데, 그 수요까지 침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MVNO(알뜰폰)의 번호이동 순증 현황의 경우, 설연휴 전인 지난달 △27일 3467건 △28일 2078건 △29일 2673건이다. 반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MVNO는 2702건 순증해 일 평균 약 540건밖에 순증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와 경쟁사 대응에 방어하기 위해 합법적 가이드라인을 최대한 지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연휴 때 순증을 보면 SK텔레콤이 더 나을 수 있지만, 1월 전체적으로 봤을 때 SK텔레콤은 순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월 단위가 아닌 하루하루를 보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이를 봤을 때 SK텔레콤이 보조금경쟁을 주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월 번호이동시장에서 4만4325건 순감했다.
한편, 설연휴 동안 이통3사의 총 신규 번호이동 건수는 11만989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 평균 약 2만3980건으로, 시장 과열 기준인 일 평균 2만4000건을 초과하지는 않았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설연휴를 앞두고 보조금경쟁이 다시 출렁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단말기 보조금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