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마트중 하나인 홈플러스의 쇼핑카트는 매장 내 이동거리는 물론 소모 칼로리까지 표시된다. 오른편에는 컵홀더, 왼쪽에는 휴대폰홀더가 설치되어 있어 편리성을 더했다. = 이보배 기자 |
[프라임경제] 나흘간의 설 연휴를 보내고 일터로 돌아오니 적응이 쉽지 않네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저와 같은 마음일 텐데요. 설 연휴는 다들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연휴 중 하루 짬을 내 홈플러스 쇼핑을 다녀왔는데요. 다른 마트와는 다른 쇼핑카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이디어 상품'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카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도입됐는데요. 이른바 '건강카트'라고 불리더군요. 건강카트는 손잡이에 '디지털센서'가 부착돼 있어 고객이 매장 내에서 이동한 거리와 칼로리 소모량을 환산해 보여줍니다.
또 한국인의 평균 보폭, 허리높이, 아이와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손잡이 두께와 각도, 시트각도와 바스켓 안 깊이 등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고 합니다. 아울러 카트 양쪽에는 메모꽂이와 컵홀더, 휴대폰 홀더, 핸드백 걸이 등이 설치되어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쇼핑카트는 1937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슈퍼마켓 체인 사장 실번 골드만에 의해 탄생됐습니다. 골드만은 사무실에 있던 접이식 의자를 보고 카드에 대한 기본 개념을 착상했다고 합니다. 바퀴가 달린 금속 프레임에 두 개의 철사 바구니를 단 모습으로 태어난 카트는 이후 하체를 안정적으로 하고 그 위에 넓은 바구니를 단 '네스트 카트'로 버전업 됐습니다. 현재 마트에서 고객을 맞고 있는 카트의 기본 형태가 바로 70년 역사의 네스트 카트입니다.
쇼핑카트는 고객 입장에서는 편리성을, 마트 입장에서는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어났는데요. 최근 일부 고객들이 카트의 편리성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쇼핑카트를 집 앞까지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심지어 집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끌고 나와 쇼핑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요. 물론 훔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 혼자만 편하면 된다'는 일부 얌체고객들의 행위로 웃어넘기기엔 상황이 제법 심각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특히 성북구 홈플러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는 수십대의 쇼핑카트가 발견되기도 하고, 인근 길거리에 버려진 카트도 상당수라고 합니다. 재래시장에 비치된 쇼핑카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2009년부터 전통시장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재래시장 8곳에 보급한 쇼핑카트 450대 가운데 최근 100대 이상이 없어졌고, 시장 상인회에서는 현수막까지 걸고 고객들에게 '쇼핑카트를 가져가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형마트 한개 지점에서는 매년 쇼핑카드 수백대가 분실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카트 1대당 가격이 8만~12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 버리고, 고객 편의에 맞춰 진화하는 똑똑한 쇼핑카트는 매장 안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