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원유부두 기름유출 사건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이번 사건으로 유출된 기름이 원유는 물론 나프타, 유성혼합물이 혼재된 종합기름이라는 점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 심한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가 이어졌고 초기 방제에 나선 사람들이 냄새에 이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원인으로 '나프타'가 거론되고 특히 이것이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나프타는 휘발성이 강해서 공기 중에 지독한 냄새로 퍼지게 되며, 그래서 이번 사건으로 인한 심한 냄새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 시간에 원유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물질 중 하나 정도로만 기억되는 나프타, 과연 이 나프타는 어떤 물질일까요. 나프타가 원유를 증류했을 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분은 방금 이야기했듯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얻을 수 있는 끓는점에 따라 경질 나프타와 중질 나프타로 분류할 수 있고, 경질 나프타는 주로 용제 및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합니다. 중질 나프타는 다시 개질시설(Reformer)을 거쳐 휘발유 등의 제조에 이용되고요.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부타디엔은 물론 일반인들도 종종 들어본 적 있는 벤젠, 톨루엔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프타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이나 전기·전자용 소재 등 고부가가치 화학제로 만드는 과정은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라고 부릅니다.
나프타를 이용해 플라스틱부터 제트기에 쓰이는 제트유까지 온갖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석유화학 공정의 기초 원료인 셈이죠. 부가가치면에서도 효자 상품으로 꼽히고 있어 석유 관련 산업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나프타에 관련한 기술력이 높은 편인데요. SK에너지가 지난 2008년 자체 기술로 촉매를 이용, 나프타를 분해하는 'ACO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또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 연간 250만톤 규모의 나프타 분리설비를 2006년 완공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안타깝지만, 나프타에 대해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처럼 피상적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기술력으로 황금을 창조해 내는 재료라는 점은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