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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유출사고, 나프타·유성혼합물까지 '종합기름'

박대성 기자 기자  2014.02.03 12: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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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여수 GS칼텍스 원유부두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성분은 원유는 물론 나프타, 유성혼합물이 혼재된 '종합기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 기름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여수해경은 3일 중간수사 브리핑을 진행해 "충돌로 인해 원유부두 시설인 원유 이송관 등 3개의 이송관이 파손돼 원유,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 16만4000리터가 해상에 유출됐다"고 밝혔다.

원유2부두에서 원유를 입고받는 GS칼텍스 측이 당초 800리터(드럼통 4개) 분량이라고 추정했으나, 실상은 16만4000리터로 무려 205배나 많이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양식어장 황폐화 등의 2차 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곳의 송유관이 터진 것으로 짐작되며 성분별로는 원유 6만9000리터, 나프타(Naphtha) 7만리터, 유성혼합물 2만5000리터라는 잠정 추정이 보태지고 있다.

◆해경 "사고원인, 도선사 실수인 듯"

기름유출사고가 난 여수·광양항은 강제 도선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입·출항하는 유조선 등의 대형 외항선박은 도선사에 의해 입출항하도록 돼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싱가포르선적 '우이산호'는 여수항 도선사지회 소속 23년 경력의 베테랑 도선사 김모씨(64) 등 2명의 안내를 받아 원유부두로 접안을 시도하던 중 송유관 충돌사고를 일으켰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로 4일째 방제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박대성기자  
여수 기름유출 사고로 나흘째 방제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 박대성 기자
그러나 무슨 연유인지, 2명의 도선사는 무전기로 음성을 교환하면서 접안을 유도했으나 속력을 크게 줄이지 않고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하다가 원유2부두 송유관을 들이받아 기름유출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이 해경의 브리핑이다.  일각에서는 도선사들의 음주예인 의혹도 제기됐으나 해경은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충돌 위험에 후진 시도했지만 소용없어"

접안속도 표준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 선박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통상 접안을 시도할 때는 3~5노트로 속도를 늦춰 시도하지만, 사고선박은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하다 충돌위험성을 인지하고 급기야 후진기어까지 가동했으나 유조선의 무게가 있어 충돌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사고 선박인 싱가포르 국적의 유조선에는 원유 27만8584톤이 적재돼 있었으며, 한국인 선장 3명을 포함해 25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설날 터진 기름유출사고 개요

사고가 난 싱가포르 국적 유조선은 지난해 12월9일 영국에서 출항해 설날(1월31일) 오전 9시35분께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 원유2부두에 접안을 시도했다. 그러나 속도를 줄이지 못한채 접안을 시도하다 송유관을 충돌해 기름을 유출시켰다.

원유2부두의 파손된 3개 이송관(납사용 30인치, 원유 36인치, 유성혼합물 18인치)은 부두에서 총연장 215m 길이로 바다를 향해 설치돼 있으며, 원유저장고에서 111m 지점이 파손됐고 나머지 104m 파이프 끝부분은 막혀 있어 잔존유만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름유출 선박, 200척 투입해 방제활동

사고 발생 이후 해경 경비정 60척 등 선박 200여척, 인원 1000여명이 매일 동원돼 3일 현재 두꺼운 유층은 제거됐고 오늘 내로 잔존유까지 제거될 것이라는 게 여수해경의 설명이다.

해안오염은 여수 신덕동 해안가 등 일부 지역의 방파제 등에 기름이 부분 부착된 상태로, 자원봉사자들이 닦아내고 있어 향후 1~2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예상 피해지역은 사고해역으로부터 5해리권(9.26㎞)내 여수시, 경남 남해군 양식장이며 유류오염 피해가 예상된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선박 관계자 및 도선사, GS칼텍스 등 관련책임자 과실에 대해 관계법령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보강수사와 검정회사를 동원해 정확한 유출량과 사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