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4.02.03 09:58:16
[프라임경제]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카드 3사가 잇따라 회사채 일괄신고서를 수정하고 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의 집단소송과 카드 재발급 비용 부담 등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9일 수정한 일괄신고서에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집단소송으로 회사가 최대 860억원의 손해보상액을 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회사채 일괄신고서는 기업들이 일정 기간에 발행할 예정인 회사채 총액을 사전 신고하고 그 총액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마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제도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는 지난달 29일까지 일제히 일괄신고서를 기재 정정했다.
KB국민카드는 일괄신고서를 통해 정보가 유출된 고객 중 실제 소송에 참여할 당사자를 전체 피해자 4300만명의 1%로 산정하고 개인당 20만원의 정신적 손해를 인정한 싸이월드 소송 사례를 적용하면 최대 860억원의 보상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추산대로라면 롯데카드 352억원, NH농협카드 500억원 등 카드 3사에서 모두 물어야 하는 손해배상금은 1712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KB국민카드는 유사한 사례에서 원고 승소가 드물었던 점을 고려할 경우 소송에 따라 회사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손해배상금 외에도 카드사들은 카드 재발급 비용, 고객 전화상담 등 사고 수습에 필요한 관리 비용, 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2차 피해보상금 등을 부담해야 한다.
KB국민카드는 카드 250만장을 재발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총 115억원의 재발급 비용을 예상했다. 카드 1장을 재발급하는데 보통 5000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또한 유출 사실을 통지하기 위한 우편발송료 87억원, 문자알림(SMS) 서비스 무료 제공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도 예상했다.
롯데카드는 카드가 150만장 재발급돼 모두 75억원의 관련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정보 유출 고객에 대한 이메일·우편 안내와 콜센터 업무 확대로는 이달 말까지 모두 24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봤다. 홈페이지 서버와 ARS 회선 등 인프라 증설로도 5억원의 비용이 사용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