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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E200 쿠페, 온몸 자극하는 '특유의 감성'

날렵한 외관 품격의 진화…파격적인 주행에도 넉넉한 승차감 제공

전훈식 기자 기자  2014.01.29 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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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9월 출시된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쿠페(Coupé)는 매혹적인 디자인에 고급 사양이 적용된 프리미엄 모델이다. 비록 국내시장에서의 쿠페 비중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고객 선택의 폭을 보다 넓히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쿠페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스포티함과 강렬함이 더해진 E클래스 쿠페가 어떠한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세단 일색이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러 수입차 브랜드를 통해서 다양한 차종이 선보이고 있으며, 국산차 브랜드도 그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유독 쿠페 비중은 저조한 상황이다.

세단에 비해 고가인 데다가 문짝이 두 개뿐인 쿠페를 사치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만만치 않다. 물론 국내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민감한 것은 사실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런 쿠페의 불모지에서 쿠페의 활성화를 위해 C클래스를 비롯해 △E클래스 △S클래스 등 모든 주력 세단 라인업에서 파생된 쿠페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된 E클래스 쿠페는 세단에만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의외로 불편함이 없고, 보다 세련된 외관은 20~30대의 젊은 층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고급스러운 벤츠 느낌이 충만한 동시에 오래도록 추구해온 넉넉한 승차감을 꽤 다르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섬세함과 화려함의 공존…C클래스 크기에 E클래스 감성을 담아

새롭게 출시된 E클래스 쿠페(이하 E쿠페)는 한 등급 아래 차인 C클래스 쿠페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크기를 키워 E클래스 특유의 감성은 잘 담아냈다. 누가 봐도 벤츠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큼지막한 삼각별을 시작으로 헤드램프와 하단부 몰딩 변화가 굉장히 파격적이다.

   최고급 마감재가 사용된 인테리어는 날렵한 곡선과 세분화된 공간이 결합되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한다. Ⓒ 메르데세스-벤츠 코리아  
최고급 마감재가 사용된 인테리어는 날렵한 곡선과 세분화된 공간이 결합되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한다. Ⓒ 메르데세스-벤츠 코리아

여기에 범퍼 하단 크롬 장식 등 세부적인 디자인은 E클래스와도 차별화된 승부수를 보인다. 특히,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이나 테일램프 LED는 섬세함과 화려함에 잠시 넋을 잃을 정도로 상당히 기교를 부려 자칫 과한 느낌의 디자인을 심플함으로 승화시켰다.

날씬한 사이드는 E쿠페 핵심이자 전부다. 손에 꼽는 유려한 라인으로, B필러가 없어서 앞뒤 윈도우 오픈시 개방감이 매우 좋았다. AMG에서 조금 변형된 휠 디자인도 쿠페 스타일과 무척 잘 어울린다. 상당한 두께를 자랑하는 도어 개방감은 어찌나 많이 열리던지 완전 개방하기 힘들 정도로 아주 훌륭하다.

최고급 마감재가 사용된 인테리어는 날렵한 곡선과 세분화된 공간이 결합되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했으며, 특히 중앙에 위치한 아날로그시계는 클래식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벤츠 엠블럼이 가운데 큼직하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 스타일은 스포츠버전이다. 적당한 엠보싱과 홈이 있어 미끄럽지 않고 그립감이 아주 좋아 안정적이다. 특히, 부드럽고 편하지만, 정확한 조작성을 자랑하는 스티어링 감각은 이제 완전히 자리 잡은 듯 보인다.

◆강렬한 주행성능에 특유 안락함까지 더해져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면 배기음이 예상 밖의 나지막한 저음으로 온몸을 자극한다. 여기에 차분한 성격의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듬직한 엔진 진동도 또 다른 기대감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벤츠 E200 쿠페는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결코 다급하고 거칠게 출력을 뽑지 않도록 세팅됐으며, 여기에 특유 안락함까지 더해져 럭셔리 쿠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 E200 쿠페는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결코 다급하고 거칠게 출력을 뽑지 않도록 세팅됐으며, 여기에 특유 안락함까지 더해져 럭셔리 쿠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200 쿠페에 탑재된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벤츠 최신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엔진. 기존 엔진 대비 약 600rpm 낮은 1200-4000rpm에서 약 10%가 증가한 최대 토크 30.6kg·m를 발휘하며 최대 출력 184마력을 자랑한다.

이처럼 강렬한 스펙을 가졌지만, 막상 주행에서는 몸소 느껴지지 않는다.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E클래스 쿠페 목적에 따라 결코 다급하고 거칠게 출력을 뽑지 않도록 차량이 세팅됐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기겁할 정도로 달려 나간다. 배기량이 높으니 잘 나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예민한 반응이나 잘 다듬은 엔진음은 가속페달을 더 밟도록 자극한다.

고속에서도 조작이 안정적이고 실내도 유입되는 소음도 극히 적다. E클래스(세단)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차체가 작고 시트포지션이 낮음에도 실내 소음 유입을 잘 틀어막았고, 벤츠 특유의 안락함까지 더해져 상쾌함이 온 몸을 감싼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출중하다. 편안한 승차감에 스포티한 배기음과 서스펜션을 조합해 우아하면서도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가능케 했다.

다만,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에 비해 핸들링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완만한 고속 코너나 연속되는 코너에서 조작성이 뛰어난 수준도 아니고, 서스펜션도 BMW나 아우디의 스포츠카보다 부드러워 노면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덜하다.

새로워진 The New E200 쿠페(Coupé) 가격은 6250만원이다. 가성비가 높은 차가 아닌 조금 더 여유로운 삶, 조금 더 스타일 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E클래스 쿠페가 쿠페 모델의 불모지인 국내시장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