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위기(危機)'는 어떤 일이 진행과정에서 급작스럽게 악화된 상황, 또는 파국을 맞을 만큼 위험한 고비를 의미합니다.
최근 '위기'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한국GM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근무 형태를 1교대제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1100여명 인력감원을 제안했는데 최근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 보류는 일시적일 뿐인데요. 생산물량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는 한 인력감축은 사실상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GM이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작년 12월 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2015년 말까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GM의 글로벌 생산전략에 따라 쉐보래 브랜드를 생산한 군산공장의 일감이 줄어든 이유에서죠.
사실 한국GM은 지난 수년간 구조조정설과 철수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2002년 GM이 옛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당시에는 아시아 최대 생산기지였지만, 시간이 흘러 GM의 글로벌전략이 바뀌고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한국GM의 위상 또한 굴곡을 겪었죠.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사무직 역시 올해 1분기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해 직원들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방침은 정해졌지만 시기나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설 연휴를 앞두고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인거죠.
게다가 올해 희망퇴직은 1, 2차로 나눠 2번 시행할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나와 불안 가득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상황과 맞물려 최근 자동차업계 내 인력이동을 살펴보면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한국GM 출신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경쟁 브랜드들이 현장경험이 있는 한국GM 출신 인력들을 매력적으로 보고 영입에 나섰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또 수입차업계도 주요 딜러사(社)를 중심으로 경력직이나 관리직급 영입에 돌입한 만큼 퇴직자는 물론 현재 한국GM 근무자들까지도 이직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더욱이 이런 가운데 한국GM이 지난해 초 발표한 중장기전략 'GMK 20XX' 프로젝트(디자인·연구개발 등에 5년간 8조원 투자)도 재검토됐죠.
한국GM을 떠난 사람들이 한국GM의 목표인 '내수시장 점유율 10%'의 최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임직원들의 마음고생이 더욱 커져 정든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당연지사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게 급선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