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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계열 안고 2017년 독자IT 구축으로 웅비 각오

[신년기획] '변화의 물결' 미리 본 그룹사 갑오년…⑬ 농협금융지주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1.29 09: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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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갑오년(甲午年)을 맞아 모든 기업이 말하는 대로 다 이뤄지는 한해를 기원하지만, 그룹사들의 체감온도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주머니에 숨은 손은 올해 성패를 결정지을 회심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만큼이나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은 그룹사별 오너십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과 이하 계열사들의 움직임 하나까지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변화의 바람을 극복해야만 두둑한 곳간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지속경영도 전개할 수 있다. 주요 그룹사들의 갑오년을 미리 좇았다.

농협금융지주는 2014년을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라는 이슈와 IT 안정성 확보라는 큰 이슈를 챙기며 보내게 될 전망이다. 관료 출신인 임종룡 회장은 신년사에서 "IMF 외환위기 이전 농협금융은 총자산과 건전성, 당기순이익 등 모든 면에서 최상위 금융기관이었으나 인수합병(M&A) 등 변화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최하위권에 머무르게 됐다"고 전제한 바 있다.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 문제를 사활을 건 숙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임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건전한 재무상태에서 사업규모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다면 다시 금융권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갑오년에도) 국내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진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으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 '전력' 전망…시너지 기대 증폭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13일 '농협지주 PMI(기업인수 후 조직통합) 추진단 개소식'을 열어 통합원칙 수립과 시너지 창출, 인수회사의 농협금융 안정적 편입 등에 필요한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인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우리자산운용 등을 어떻게 받아들여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낼 것인지 주목된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농협금융 쪽이 소매 금융과 지방에 강한 색채를 띤 상황에 큰 변화를 가져올 효자상품으로 계산되고 있다. 기업고객에 강한 데다 투자은행(IB) 및 자산관리(WM)업무 등에 주력한 우리투자증권의 이미지가 중복 효과 없이 시너지 발생으로 바로 이어지는 게 가능하다는 것.

우리아비바생명 역시 우리금융 증권 패키지 매각 추진 당시 일부에서 마이너스 천덕꾸러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농협 울타리 안에서 이 같은 수모를 극복하고 나름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운용폭이 좁았는데 우리아비바생명의 영업노하우를 잘 살려 방카슈랑스 확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투자증권을 통한 보험판매 추진 가능성도 맞물려 있어 상당한 이점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우리아비바생명이 현재 변액보험 판매를 위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활발하게 변액연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농협생명이 신사협정으로 현재 변액보험시장 진출을 미뤄왔기 때문에 이번 인수를 기회 삼아 우회적 돌파구를 확보, 기회를 살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농협생명은 우리아비바생명을 막바로 합치기 보다는 별도 운영 틀을 당분간 유지하면서 이점을 최대한 살릴 것으로 보인다. 

인수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듯

인수 부담이 발목을 잡을지에 대해서는 현재 큰 악재는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로 금융권 화제의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인수 문제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어 갑오년을 농협금융 발전의 원년으로 삼을지 주목된다. ⓒ 농협금융지주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 증권계열 인수로 금융권 화제의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 NH농협금융지주
인수자금은 회사채와 후순위채 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다른 금융회사 차입 등 세 가지 이상 방법으로 조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주회사 건전성 지표인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 10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농협금융지주는 우리금융 증권계열을 인수하더라도 1등급 기준인 120%를 넘지 않아 건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실제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등은 농협금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AAA(안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 문제, 2017년 독립 맞춰 차분한 대비 필요 

이제 마지막 남은 이슈는 전산 문제다. 잇따른 IT 금융사고로 실추된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주요과제로 꼽힌다. 

  농협은행은 중앙회로부터 독립, 독자적인 IT망 확립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번 카드 부문의 정보 유출이 이 같은 과제의 무게감을 한층 더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농협은행은 중앙회로부터 독립, 독자적 IT망 확립을 매듭져야 한다. ⓒ 프라임경제
이미 몇 차례 금융사고를 낸 바 있는 데다, 카드 3사 고객 신용정보 유출 사태에도 이름을 같이 올려 사고가 너무 잦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임 회장은 이미 신년사에서 "몇 번의 IT사고로 공신력 실추를 경험했다. 확고한 IT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다.

 

과거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고 있던 농협은행 IT업무와 조직은 이제 농협은행으로 모두 이관, 독립 운영의 시대를 열게 된다. 농협은행의 독자 전산시스템 구축은 오는 2017년 2월 완료된다.

한층 강화된 기반, 계열사 서로 간의 시너지를 자산으로 과거보다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숙제를 풀어가는 첫 페이지가 바로 갑오년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