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회사 상품 갱신을 제외한 텔레마케팅(TM) 영업이 지난 27일부터 중단된 가운데 카드·보험사가 패닉에 빠졌다.
TM 영업 채널 포기로 인한 수익악화와 기존 텔레마케터 인력의 신상처리 문제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개인정보유출 사태에 금융당국이 오는 3월까지 TM 영업을 금지하고 나선 터라, 당혹스러운 분위기는 아웃소싱 업계와 매한가지다.
정부는 다만, 온라인 전업사와 TM 비중이 90%가 넘는 AIG손보, 악사손보, 하이카다이렉트, 에르고다음, 더케이손보, 에이스손보, 라이나생명 등 보험사 7곳은 제외했다.
◆"당황스럽다" 영업 손실 상당할 전망
TM 영업 중단 사태로 일부 보험사들은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보험설계사 보다 TM 채널에 집중해 영업을 해온 중소형사들은 향후 두어 달간의 영업중단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
현재 손보사 19곳 중 13곳이 TM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흥국화재(20.9%), 동부화재(11.2%), LIG손보(8.7%), 현대해상(8.4%) 등이 TM 영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생보사 중에서는 신한생명(20%), AIA생명(15.6%), 흥국생명(12.6%) 등이 TM 비중이 높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해당 카드사 임원이 대거 사의를 표명하는 등 카드업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TM영업 금지로 카드사들의 실적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카드 3사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모습. ⓒ 프라임경제 |
이를 두고 한 보험사 관계사는 "갑작스럽게 TM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와 회사와 영업조직 모두 당황스러운 상황이다"며 "3월까지 두 달간 영업을 못하게 되면 TM 조직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영업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이나, AIG 등 영업을 허용 받은 보험사들도 전속 TM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 받아 영업에 타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생명의 경우, 90%가 TM에 의존에 있는 상황에서 전체 텔레마케터 5400명 가운데 비전속 텔레마케터의 비중이 2800여명이기 때문에 영업조직이 절반가량 줄어든다. AIG손보도 TM의 80%(560명)가 비전속채널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생보사 중 유일하게 예외 적용을 받은 회사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이나, 세부지침에 따라 전속 TM만 영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부대수익 잃고 '전전긍긍'
TM을 통해 카드 모집과 대출권유, 카드슈랑스 등의 영업을 진행해온 카드사들의 사정 또한 좋지 않다.
특히, 그동안 카드사에 적지 않은 수익을 제공했던 카드슈랑스가 이번 'TM 영업중단'조치로 중단되며 수익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카드슈랑스는 설계사 조직이 취약한 중소형 보험사가 카드사와 제휴해 카드사 TM 조직에서 전화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영업방식이다.
이를 통해 카드사 입장에선 자사 고객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보험사는 적은 수수료(납입 보험료의 4~5%)로 자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3500억원 규모였던 카드슈랑스 시장은 2012년 1조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슈랑스가 금융당국 규제로 당분간 불가능해지며 보험사에서 수수료를 받던 카드사와 이 채널로 신규 고객을 모집해 수익을 얻던 보험사 모두 타격을 입게 됐다"며 "엄연히 정상적인 영업채널인데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로 당장 영업이 중단돼 곤란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