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오는 3월까지 문자와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한 금융사 영업이 원칙적으로 중단된다. 금융당국과 관련 회사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힘쓰고 있고, 청와대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나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고 있어 후폭풍은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아웃소싱 업계가 거센 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일선에 선 컨택센터 상담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콜센터 산업 붕괴마저 우려하는 업계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이번 사태에 관계 당국이 보다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불똥은 생각지도 못한 아웃소싱 업계 아웃바운드 콜센터 상담사에게 튀고 말았다.
최대 수백만명에 이르는 개인 신상정보 유출이 잇따르면서 개인정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실무자들의 자진사퇴를 비롯해 담당자들의 문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컨택센터 업계 한숨 "문 닫으라는 소리냐"
업계의 시각에서는 업무자체를 금지한다는 금융당국의 지시가 문제라는 설명이다. 기존 알려졌던 텔레마케팅(TM)을 통한 대출 금지뿐만 아니라, 보험사들이 아웃바운드 콜과 카드슈랑스까지 포함된 전면 조치에 컨택센터 업계의 한 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의 '개인정보 불법 유통·활동 차단 조치'에 따라 아웃바운드 상담사 18만여명이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 프라임경제 |
한편, 지난 26일 금융당국은 오는 3월까지 문자,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한 금융사들이 영업을 원칙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 불법 유통·활동 차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대출모집인 등이 무차별적이고 공격적인 대출영업을 위해 불법유통 정보까지 필요로 하는 것이 주된 원인 중 하나다"며 "SMS나 이메일 등 무차별적 대출권유 방식이 금융 이용자나 금융회사에 필요한 방식인지 따져볼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TV 방송광고 등 불특정 다수에 대출을 권유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적극 강구할 방침이다. 또, 대부업체와 단위 농협, 수협 등 유사금융기관도 원칙적으로 관련 영업이 제한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각 기관 감독부처 등에 요청할 계획이다.
◆위태로운 상담사 18만명, 일자리 보전 방안 시급
아웃소싱 기업과 관련 상담사들의 생존은 결국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보통 아웃소싱기업은 사용기업과 계약을 맺고 콜센터를 운영하며 상담사들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로 3월까지 일감이 없을 경우 콜센터 운영과 상담사들 급여는 제대로 지급되기 어려워진다.
아웃소싱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센터 운영비와 상담사 급여를 생각하면 하루 5억원 정도 손해를 입는 상황에서 상담사들을 계속 안고 갈 수는 없다"며 "사용기업 결정에 따라 상담사들을 안고 갈지, 아니면 해고해야 할지가 결정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아웃소싱 사용 기업에서는 아웃바운드 상담사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상담사 전환배치를 준비 중이거나 교육 중에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아웃바운드 상담사만 해도 18만명에 가까운데, 이들을 전부 전환배치 시키거나 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담사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기본급이 적더라도 실적 때문에 아웃바운드 업무를 택하는데, 업무 전환배치 시 급여 감소와 신입사원으로 경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다른 일을 찾아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로 아웃바운드 상담사들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는다면 누가 다시 이 업무를 하겠냐"며 "상담사들의 급여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사용 기업이 마련해주거나 금융당국이 다른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금융당국의 대책은 정부가 외치는 창조경제나 고용률 70% 로드맵 달성과는 거리가 멀다"며 "일자리를 하나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번 대책은 18만명의 상담사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뿐만 아니라 아웃소싱기업은 회사 운영을 포기하라는 것이다"고 일갈했다.
이어 황 총장은 "콜센터가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유망 업종이라 해놓고 이제는 상담사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은 콜센터 산업을 붕괴시키는 것이다"며 "상담사들의 일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