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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의 호텔프리즘] 韓流 메카, 문화 외교관으로 나선 워커힐

워커힐 호텔 '2014 베이징 용경협 빙등제' 나서 '김치의 힘' 알려

전지현 기자 기자  2014.01.27 16: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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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90년대 초, 방과 후 종종 찾던 곳은 집 근처 비디오 렌탈숍. 4살 많은 오빠의 손을 잡고 따라간 곳에서 처음 접한 홍콩영화 '영웅본색'. 미소년 꽃미남 외모로 어린 소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 장국영은 꿈속에서도 잊지 못할 감동이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홍콩영화에 입문해 폴리스스토리, 첨밀밀, 천녀유혼, 화양연화, 아비정전, 천장지구 등 장르에 상관없이 '미친 홍콩영화 마니아'가 돼 모든 영화를 섭렵하며 영웅 쫒기에 나섰습니다.

   50년 역사를 담은 사진과 영상으로 꾸며진 워커힐관. ⓒ 쉐라톤 워커힐 서울  
50년 역사를 담은 사진과 영상으로 꾸며진 워커힐관. ⓒ 워커힐 호텔
4개면을 빼곡히 채운 비디오 렌탈숍에 2~3일에 한번 꼴로 들러 홍콩 영화 코너만 두리번대던 그때, 영화 속 배경으로 접한 그 나라는 언젠가 꼭 방문하고 싶은 선망의 장소였습니다. 방송을 통해 홍콩스타가 방한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박탈감에 지방에 살게 만든 부모를 원망했고, TV-CF 속 오토바이를 타고 멋지게 달리는 유덕화를 보며 광고 속 초콜릿만 사먹기도 했죠.

그로부터 30여년이 흘렀습니다. 그사이 홍콩영화는 아련한 추억이 됐고, 지금은 외국 청소년들이 국내 음악과 영화, 드라마를 보며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류' 시대가 펼쳐진 것이죠.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전경.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워커힐 호텔 전경. ⓒ 워커힐 호텔
국내영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친 홍콩영화 마니아'로서 이런 변화가 여간 반갑고 자랑스러운 게 아닙니다. 손을 끝까지 뻗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저 멀리 위치했던 열망의 나라 홍콩만큼 한국문화콘텐츠가 성장하고 발전했다는 것에 자부심마저 느껴지죠.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뻔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을 예고해 시시하다"며 등한시하던 시절이 불과 20~30여 년 전인데, 이제는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영화를 모티브로 제작할 만큼 국내 영상사업과 음악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한류의 영향과 함께 국내 한 특급호텔이 스스로를 '문화외교관'이라 칭하며 한류문화 전파에 나섰다는 소식이 있어 살펴봤는데요. 소개할 곳은 워커힐 호텔(이하 워커힐)입니다. 지난해 50년 역사를 맞이한 이 호텔은 지난 17일에 열려 내달 말까지 전시를 진행할 예정인 '2014 베이징 용경협 빙등제'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 한식과 한국문화를 알렸습니다.

   중국인에게 김치 이용한 레시피를 전수하는 최현주 셰프. ⓒ 쉐라톤 워커힐 서울  
중국인에게 김치 이용한 레시피를 전수하는 최현주 셰프. ⓒ 워커힐 호텔
중국 베이징 용경협에서 열린 '용경협 빙등제'는 하얼빈 빙등제와 함께 중국의 3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올해 28회째를 맞았습니다.

이번 빙등제 주제관에서는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동시에 체험의 장을 마련해 △전시회 △한국관 △한중 합동 공연 △귀빈 만찬 등이 이뤄졌죠.

특히 워커힐 호텔은 '2014 베이징 용경협 빙등제' 오프닝 세레모니에 참가해 '한국 전통 문화와 한류'를 알리는 문화 외교관으로 나섰는데요.

김치 시연회와 워커힐에서 진행된 드라마 '호텔리어'와 '상속자들', 워커힐 50년 역사를 담은 사진전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18일 개막식 만찬에서는 워커힐이 안동 찜닭과 잡채, 불고기, 김치 등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식메뉴를 중심으로 미각의 향연을 펼쳐 큰 호평을 받았죠.

이 외에도 오는 9월 개최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마스코트인 점박이물범 3남매를 조각한 빙등작품을 전시해 대회의 선전을 기원했고 거북선, 광화문, 첨성대 등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다양한 빙등 작품으로 재현해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리기도 했습니다.

   용경협 외부.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하얼빈 빙등제와 함께 중국의 3대 겨울축제로 손꼽히는 '2014 베이징 용경협 빙등제'가 오는 2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워커힐 호텔이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렸다. ⓒ 워커힐 호텔
이번 축제에 워커힐의 참여가 더욱 뜻 깊은 것은 중국에 한국 문화의 큰 축 중 하나인 한식과 한류로 바탕으로 워커힐의 기술과 역사를 나눔으로써 문화 교류를 완성했다는 데 있습니다.

워커힐 조리 구성원들의 참여 아래 궁중 한식을 비롯, 수펙스(SUPEX) 김치 등을 주 메뉴로 조리방법 전수 및 시연을 하고, 용경협의 특산물인 고구마를 김치와 함께 맛보는 프로모션 코너가 특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고구마와 김치가 궁합이 잘 맞는 만큼 각 지역의 대표음식이 만나 문화 조화를 이룬 셈이죠.

대표적 한식인 '김치'의 김장문화는 작년 12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돼 그 맛과 영양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번 워커힐 프로모션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불릴 새로운 한국 김치의 명칭인 '신치(辛奇), 맵고도 신기한 음식'라는 이름을 다시금 알리는 계기가 됐죠.

행사장을 찾은 한 중국 귀빈은 워커힐 김치 코너에 북적이는 인파를 가리켜 '김치의 힘'이라고 호평하며, 수펙스 김치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용경협 전시관 내부.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하얼빈 빙등제와 함께 중국의 3대 겨울축제로 손꼽히는 '2014 베이징 용경협 빙등제'가 오는 2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워커힐 호텔이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가,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렸다. ⓒ 워커힐 호텔
또 영상관에서는 한류의 메카가 된 워커힐에서 진행된 드라마 '호텔리어'와 '상속자들'의 명장면과 워커힐의 50년 역사를 시간의 흐름 순으로 만나보는 아크릴 월(Wall)을 제작해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글로벌 코리아 위상을 빛낼 워커힐의 지난 50년 노력을 고스란히 전했습니다.

포토존에서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이민호, 박신혜 주연 '상속자들'의 촬영이 진행된 워커힐을 배경 삼아 배우들의 모습을 3D 트릭아트로 고급스럽게 재현,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과 체험을 안겼습니다.

바야흐로 우리는 '한류시대'를 걷고 있습니다. 영화 및 음악을 통해 홍콩 문화에 열광했듯 K-POP과 한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세계로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더 풍부하고 세련된 한류 문화 콘텐츠 발전을 통해 세계 속 '넘버 원'으로 손꼽히는 한국을 꿈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