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증권 노동조합이 현대증권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노조는 23일 현대증권 매각에 협조하겠다는 성명서를 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비슷한 논조를 전한 바 있습니다.
전일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현대증권 노조는 매각에 협조할 것을 재차 확인합니다'라는 제목 하에 "최근 현대증권 노조가 강성노조라는 근거 없는 이유를 들어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반박한다"며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현대증권 노조가 외국계 등 특정자본에 대해 반대한 사실이 없으며 현대그룹이 그룹 발전을 위해 결단한 사항으로 현대증권도 매각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강조하며 매각 반대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불합리한 경영을 개선하고 현대증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자본을 희망한다는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업계는 현대증권 강성노조가 현대증권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룹의 매각 추진 발표에도 불구, 여러 장애요인이 잔존해 인수·합병(M&A)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시가 대비 높은 장부가 △현대저축은행 등 적자 지속 중인 자회사 △자베스펀드, NH투자증권 등과 체결한 스왑계약 등과 함께 노조 리스크를 언급했습니다.
서 연구원은 "경쟁사에 비해 많은 인력으로 인해 높은 비용, 낮은 생산성 등이 매각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인수 입장에서는 노조와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하고 구조조정에 대한 추가 비용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조합원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억지를 부리거나 일방적인 입장만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취했습니다.
100% 고용보장만을 주장하지는 않겠다는 설명인데요. 노조 입장에서 보면 현대증권이라는 계열사를 넘어 그룹과의 오랜 시간 투쟁이 쉽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그간 악연으로 얽힌 현대와의 인연을 이쯤해서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을 읽을 수 있었는데요.
지난 2007년부터 노조가 사측에 제기한 고소·고발은 모두 16건 정도로 마찰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는데요. 사측은 작년 10월 노조원에 의해 선출된 노조위원장을 일방적으로 해고 조치하는 결정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곪을 대로 곪은 노사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노조는 면직 처분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등 직위 해제 이후에도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매각만이 질긴 인연의 고리를 끊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일까요? 노조 역시 새주인 맞기를 고대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