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터뷰] 김희철 희만사 대표 "빚, 중산층 이상이 더 문제"

원조 은행PB의 채무상담 경험기…조언 제때 안구하면 '악화' 지적

임혜현·정수지 기자 기자  2014.01.24 16:15:38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 대표를 성공한 은행원이자 은행권 PB(프라이빗 뱅커, 자산가들을 위한 개인금융관리업무를 하는 사람) 시스템의 원조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1956년생인 김 대표는 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외환은행에 입행에 금융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은행 PB업무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대구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던 그가 서울 강남의 한 빌딩 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에서 '약탈적 금융'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 그가 지휘하는 이 조직은 총인원 불과 6명인 '희망만드는사람들'이라는 곳이다.

◆"성형수술 아닌 응급수술…긴장 늦출 수 없다"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중산층 이상의 빚 문제에 우리 사회가 아직 관심이 너무 없다며 상담받는 일을 부끄러워 할 게 아니라고 당부한다. = 정수지 기자  
김희철 희망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중산층 이상의 빚 문제에 우리 사회가 아직 관심이 너무 없다며 상담받는 일을 부끄러워 할 게 아니라고 당부한다. = 정수지 기자

김 대표는 사실 대구은행 부행장 퇴임 이후에도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희망만드는사람들의 태동 상황에 자본금 출자를 하게 되면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PB업무를 할 때에는 "원래 대한민국 0.1%만 만났다"던 그가 어떻게 빚에 시달리는 이들을 만나게 됐을까?

"이제 부자들 그만 만나고 채무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서도 일해 달라는 권유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가장 높은 곳에서 제일 낮은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 이유를 소박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자금회수를 자신하기 어려운 신용등급 낮은 이들에게 돈을 불려주는 곳에 자본금까지 선뜻 출자했으니 단순히 '창립멤버'라는 설명으로도 부족하다.

김 대표는 PB는 부자들을 상대해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은 '성형수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돼야 미워지는 정도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희망만드는사람들을 찾는 사람들처럼 높은 이자를 쥐어짜는 약탈적 금융에 시달려 삶이 망가져 가는 이들에게 조금 어긋난 상담을 하면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쪽은 그야말로 '응급수술'이라는 것. "응급수술이 잘못되지 않도록 그야말로 집중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늘 강조하는 이유다.

솔루션 미팅과 각종 관련 전문성 강화 노력으로 희망만드는사람들의 상담사들의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곳에서는 상담을 통해 높은 금리가 붙어있는 빚을 먼저 갚을 수 있도록 20%의 금리의 자금으로 전환해주고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듯 원래부터 돈을 벌려고 한 일이 아니라 높은 이자에 시달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려는 데 희망만드는사람들의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에도 이르지 못하는 운영상태를 그간 고집했다.

중산층 이상 빚이 오히려 문제, 강의 통해 '가짜부자론' 전파도

김 대표는 열린사이버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기도 하다. '부자학' 강의를 맡은 그는 화려한 자신의 이력을 알고 특별한 비법을 들을 수 있을까 싶어 수강하는 이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강의를 진행한다. "부자는 별 게 아니다. 마음이 편해야 부자다. (부자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를 전하지만, 의외로 강의평가는 괜찮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잘못된 부자마케팅이 (사람들을) 홀려놨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가짜부자'가 많다는 얘기다. "능력이 안 되는데 큰 평수의 집을 사는 게 버블시대에 유행처럼 되고 이 유행이 넓게 퍼져나간 게 그 예"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그래서 하우스푸어 등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빚 문제는 그간 많이 조명되기도 했고 또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중산층 이상의 빚은 오히려 문제가 가려져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하우스푸어 문제 등을 통해 이제 막 시선을 받기 시작했을 뿐이며 '중산층 이상 부채문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한계선상에 내몰린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아무리 이전에 잘 살고 부유했어도 극빈층으로 그냥 전락하는 경우"라며 "문제는 이들이 상담을 받는 경우를 상상도 못 한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그러면 병이 더 깊어진다"며 빚을 해결하기 위해 조언 구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강하게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