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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활 건 '최태원 사람들'…참모역할 뛰어넘는 행보 기대

[신년기획] '변화의 물결' 미리 본 그룹사 갑오년…⑦ SK그룹

나원재 기자 기자  2014.01.24 15: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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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갑오년(甲午年)을 맞아 모든 기업이 말하는 대로 다 이뤄지는 한해를 기원하지만, 그룹사들의 체감온도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주머니에 숨은 손은 올해 성패를 결정지을 회심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만큼이나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은 그룹사별 오너십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과 이하 계열사들의 움직임 하나까지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변화의 바람을 극복해야만 두둑한 곳간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지속경영도 전개할 수 있다. 주요 그룹사들의 갑오년을 미리 좇았다.

SK그룹이 자율·책임경영과 핵심경영으로 더 큰 행복을 지속 창출하자고 다짐했지만, 오너십 부재를 메우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선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룹은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에도 투자와 고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안팎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그룹은 지난해 최태원 회장의 공백과 주춤한 신수종사업·인수합병(M&A) 확대로 그리 후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최 회장의 일선 후퇴와 참모진의 전진배치가 자연스레 이어진 이유지만, 그룹은 신수종 등 사활이 걸린 문제에 다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일선 후퇴, 그룹 분위기 반전 모색

지난해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미 서포터로서의 역할을 자청했다. 그룹의 포트폴리오 혁신과 글로벌 경영에 매진해 새 도약과 국가경제 활력에 일조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지만, 의사결정은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전임했다.

  SK그룹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었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의 일선 후퇴와 함께 '최태원 사람들'이 떠오르고 있다. ⓒ 프라임경제  
SK그룹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었다. 이와 관련, 최태원 회장의 일선 후퇴와 함께 '최태원 사람들'이 떠오르고 있다. ⓒ 프라임경제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지주사의 역할도 축소하겠다는 의중을 보이기도 했다. 대주주로써 일상적인 경영활동과 냉철한 투자자로서의 역할에만 전념하겠다는 설명이다.

당시 최 회장은 "글로벌 경영에 힘쓰면서 포트폴리오를 혁신해 가는 우리의 노력은 기업가치 300조원을 만들어 가는 중대한 과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바통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로 넘어간 모양새다.

김 의장은 갑오년 신년사에서 "그룹은 지난해 외형적으로 전년과 유사한 성과를 거뒀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했고,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침체와 대기업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수준이 높아 어려운 해였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최 회장의 경영 공백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룹 가치 300조원을 재차 상기시키며, 관계사들의 자율책임경영과 보다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력 계열사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글로벌시장 공략을 예고하고 나선 SK그룹. 그리고 "처절한 노력과 목표에 대한 집념, 절박함이 있어야 현재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 김 의장이 올해 그룹 분위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할 문제다.

◆또 다른 바람 'ICT 총괄직' 흥미로운 행보 기대

이러한 가운데 최근 그룹에는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몰아쳤다. 그룹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신설하고 나섰다.

그룹의 이번 행보는 최 회장의 강한 의중이 배어난 것이며, IC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기반 마련이 주요 골자다. 이를 통해 그룹은 광폭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를 책임질 적임자도 무척이나 새롭다. 그룹은 지난 22일 삼성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임형규 전 사장을 부회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배경엔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들의 '삼고초려'가 있었다는 얘기도 흥미롭다.

   그룹은 최근 수펙스추구협의회에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신설했다.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은 IC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 프라임경제  
그룹은 최근 수펙스추구협의회에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신설했다.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은 ICT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 프라임경제
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ICT 기술을 통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로 임 부회장을 추천했고, 과정엔 삼성그룹의 양해가 있었다.

신임 임 부회장은 그룹의 ICT 분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비전을 설계하는 역할을 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ICT기술·성장추진 총괄 조직'은 그룹 내 ICT 관련 기업인 SK텔레콤, SK C&C, SK하이닉스 안에서 기술 성장 관련 인력과 조직을 통합,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별도 위원회 설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계열사 실적 편차 여전, 바쁜 한해 예고

그룹은 지난해까지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에서 선방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편차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CT기술·성장추진 총괄 조직'을 감안한 ICT 관련 계열사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작년 11월 기준 지주사인 SK C&C(034730)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에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SK C&C는 지난 2011년 영업이익 757억원에서 이듬해 2012년 2007억원이었고, 지난해 3분기까지 1516억원을 달성해 전년동기 누적 대비 200억원가량이 늘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2012년 3월 출범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범한 그해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가운데 계열사 편입 전보다 3배 이상의 영업실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SK텔레콤(017670)은 지난 2011년 영업이익 2조2661억원에서 2012년 1조7300억원로 급감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는 누적 1조50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누적액 1조1910억원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지만, 최근 3년 실적으로 평가할 경우 후한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최 회장의 경영 공백과 함께 떠오르고 있는 '최태원 사람들'이 참모 역할을 뛰어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SK그룹도 갑오년 여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낼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