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국민·NH농협·롯데카드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라 카드업계 전체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보유출 사고로 카드사들은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처음 3개월 영업정지라는 최악의 선고를 받았으며, 정부규제 강화 영향은 제2금융권으로까지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카드 3사의 피해액에 대한 추산치를 내놓으며 이번 사건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카드의 경우 영업정지로 인한 재무적 손실이 9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이번 영업정지로 인한 재무적 영향은 약 9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서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주력카드 사용고객의 변심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인데, 이 부분은 향후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로 인해 예상되는 비재무적 영향으로 책임자 인사조치와 보안시스템 강화 등을 꼽으며 금융당국의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안 마련이 계획된 만큼 금융업계 전반에서 개인정보 관련 보안시스템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이번 카드대란 사태를 피해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3사 영업정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것.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3개 카드사 정보유출로 3개월 반사이익과 장기적 시장점유율(MS) 상승 등의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연간 세전이익(4130억원) 4% 정도의 플러스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정보유출로 인한 카드시장 위축에 따라 90억원 정도의 손해가 예상된다"며 "반사이익의 확실성이 낮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삼성카드의 기업가치가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일부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나 이보다는 산업적 측면의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정부가 내놓은 정보유출 방지 대책으로 캐피탈,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 금융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그간 제2금융권은 고객정보를 자체 생산하기보다는 은행, 카드 등으로부터 정보를 구매, 금융업을 영위하는 다소 기형적 구조를 지녔었다.
서 연구원은 "규제 강화에 따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수집이 어려워졌고 불법정보 이용도 힘들어져 소비자금융업 자체의 존립이 흔들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번 대책은 생산자 중심의 금융업이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점쳤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일대비 2.33% 하락한 3만7800원을 기록했으나 삼성카드는 사흘 연속 올라 전일보다 1.83% 뛴 3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직접회로(IC) 스마트카드를 제조 아이씨케이는 카드 재발급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나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고 정보보안과 관련해 이니텍(7.18%), 라온시큐어(6.25%), 소프트포럼(1.88%) 등도 덩달아 강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