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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탈현대·기아차' 가속화 속 수입디젤 '승승장구'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1.20 17: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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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내수판매가 5만대 넘게 줄면서 심각한 내수침체를 겪었다. 경쟁사에 고정고객들을 빼앗기는 등 한때 월간 점유율이 사상 최저수준인 60% 초반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지난해는 현대·기아차에서 이탈한 고객이 경쟁사로 옮겨 타는 이른바 '탈현대·기아차'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이제 현대·기아차는 독과점적 지위에서 내려와 더 이상 안주하다가는 눈뜨고 코 베이는 처지에 직면했다.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이 급격히 추락하는 사이 나머지 국내 완성차 3사(한국GM·쌍용차·르노삼성차)의 연간 평균 점유율은 18.41%에서 19.63%, 수입차 점유율은 10.01%에서 12.1%로 각각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 수입차 판매량 증가를 꼽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수입차시장을 지배하는 트렌드는 바로 디젤엔진이다. 수입차들이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은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연비경쟁에서 디젤차량의 경우 국내 완성차보다 우월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15만6497대를 기록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15만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9만7185대가 디젤 차량이다. 최다 판매 상위 10개 차종 중 디젤엔진이 아닌 차종이 2종에 불과했을 만큼 '디젤 돌풍'이 불었다.

현대·기아차 역시 지난해 "수입차를 잡겠다"며 야심차게 아반떼와 K3 디젤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행보는 현대·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절대강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근래의 모습과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수입차의 거센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이 주력으로 삼은 디젤에서의 활약이 필요하다. 특히 올해도 수입차가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기아차는 '디젤'이라는 무기를 통한 판매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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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먼저 출시된 디젤 차량의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터라 향후 출시될 디젤모델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위세에 눌려있을 게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대항마'를 내세워야 하며 이런 흐름은 국내 자동차 1, 2위 브랜드인 현대·기아차가 주도해야 한다. 수입차로부터 내수시장이 잠식당하는 현상을 막아야 하는 큰 짐을 짊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