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재 기자 기자 2014.01.20 16:56:38
[프라임경제] 갑오년(甲午年)을 맞아 모든 기업이 말하는 대로 다 이뤄지는 한해를 기원하지만, 그룹사들의 체감온도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주머니에 숨은 손은 올해 성패를 결정지을 회심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만큼이나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은 그룹사별 오너십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과 이하 계열사들의 움직임 하나까지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변화의 바람을 극복해야만 두둑한 곳간을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지속경영도 전개할 수 있다. 주요 그룹사들의 갑오년을 미리 좇았다.
원천기술 확보를 강조해온 '구본무호'가 위기를 반전시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LG그룹 |
지난 15일부터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이틀간 열린 그룹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통해 구 회장은 "우리 경영환경은 '위기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이를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룹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술 변화의 사업기회 연계와 원천기술 투자, 기술 시너지 강화 등 혁신 역량을 높일 것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원천기술 확보' 기조 의지
2년 전인 지난 2012년 신년사에서 "결연한 각오로 끝까지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한 구 회장의 발언은 같은 해 3월27일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고객가치경영 △원천기술경영 △그린경영을 통해 100년을 넘어서는 영속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의 기틀이 됐다.
그룹은 당시 미래 LG 경영의 핵심기치로 '고객가치'를 내세우며, 원천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를 달성 목표로 삼았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에너지 △전기자동차 부품 △리빙에코 △헬스케어 4개 분야를 '그린 신사업'으로 정하고, 2020년에는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여기서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 회장도 이보다 며칠 앞선 주주총회에서 "장기적으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원천·핵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활동을 장려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를 통해 미래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철저한 미래준비에 대해 힘줘 말했다.
이어 "LG의 앞선 제품과 서비스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LG의 위상이 다시 제품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겠다"며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과 그룹이 앞으로도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자할 것은 자명하다. 이 때문인지 그간 이어온 원천기술 확보 기조에 유독 눈길이 가고 있다.
이는 평소 "일등을 추월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핵심기술을 개발해야 일등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온 구 회장의 'LG웨이(way)'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하나같이 올해 사업에서 차별화를 강조하고 나선 상태다.
◆주요계열사 하나같이 차별화 강조 '미래 대비'
LG전자는 올해 경영환경이 위기라는 인식 하에 '책임경영 체제' 및 '사업체질 강화'와 '미래 준비'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최근 'GMO(글로벌마케팅부문장)' 조직을 'GSMO(글로벌영업마케팅부문장)', '한국마케팅본부'를 '한국영업본부'로 명칭 변경하는 등 조직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사업성과 창출 독려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제품별 연구조직 및 해외영업조직을 각각 통합해 사업본부 직속 연구소와 해외영업그룹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제품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자원 투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 중이다.
이와 관련 TV사업은 올레드TV, UHD TV 등의 글로벌 판매를 지속 확대해 차세대 TV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와 지속적인 원가 절감 활동 등으로 수익구조 개선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스마트폰은 △G시리즈 △뷰(Vu:)시리즈 △F시리즈 △L시리즈 등 4대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글로벌 톱3를 노리고 있다.
2012년 '창립 65주년'을 맞은 LG그룹은 그간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 LG그룹 |
독자기술에 기반한 차별화된 제품 리더십 및 지역 니즈를 반영한 지역 특화제품으로 건전한 매출 및 수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20일 그룹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도 고객가치에 기반한 차별화 제품과 기술로 '세계 1등'을 확고히 지킨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본격적으로 열릴 UHD와 초대형 TV시장은 철저히 대비해 1위를 달성하고 IPS와 FPR 등 차별화된 기술을 강조하겠다는 것.
상반기 가동을 준비 중인 8세대 OLED 신규라인과 하반기 준공 예정인 광저우 8세대 라인의 성공적인 가동을 통해 대형 OLED TV시장에서도 기술과 제품력을 선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의 경우 첨단 소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은 물론 내실경영을 통한 수익성 향상에 주력하고 LG화학도 핵심 사업영역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 시장을 선도해 세계시장을 이끌 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도기업이 되기 위한 연구기술(R&D) 강화 및 기술기반 사업 확대, 핵심사업 투자 지속 등 철저한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춘다.
한편, LG상사는 기존 자원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한 연관분야 사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며, LG상사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경험과 역량이 축적된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