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12월 또다시 급등한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의 실적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예년보다 강설량이 늘고 한파가 이어지며 손해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보사가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1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작년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 수치)은 95.1%로 연간 처음 90%대를 상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보다 무려 11.2%p 급상승한 수치다.
현대해상도 이 기간 손해율이 95%로 전월보다 5%p 올랐고, 동부화재도 11월 90%대를 넘어선 후 12월 92%를 기록,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매각 이슈에 휘말린 LIG손해보험은 11월보다 2% 증가한 96.3%로 상위 4개사 중 손해율이 가장 높았다.
중소형사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 손해율은 92%에서 5%p 뛴 97%였고, 악사손보는 98.5%에서 99%로 0.5%p 올랐다. 하이카다이렉트도 94%로 90%대를 웃돌았다. 자동차보험 전문 온라인전업사인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101.8%, 한화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105.7%로 100%대를 넘어섰다.
손보업계는 사업비 등을 고려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77~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회사가 적자를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2월 손해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겨울철 한파, 폭설 등으로 자동차사고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 자동차 배터리 방전 등의 사고가 늘어 손보사들의 긴급출동서비스 출동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 연구소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영하 10도를 기점으로 기온이 1도씩 낮아질 때마다 긴급출동건수는 평균 22.2%씩 급증했다.
2012년 4월 기본 보험료 인하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가운데 마일리지·블랙박스 특약 등 각종 보험료 할인상품이 등장하고 저렴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판매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보험료 수입이 줄자 자연스럽게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꾸준히 80% 이상 손해율을 유지한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이 77%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년 내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2012년 12월 102%까지 치솟았던 손해율은 지난해 7~8월 87~89%대로 소폭 내려갔지만 11월 91%로 반등한데 이어 12월 다시 90% 후반대까지 올라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최근 당국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위해 외제차 수리비 할인·할증제도 개선, 대체부품 활성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인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기존 사고점수제에서 사고건수제로 전환하는 차량보험 할인·할증제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사고건수제는 1년 동안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료를 올리고, 사고 후 1년 무사고인 경우 즉시 보험료를 할인해줘 무사고운전자의 부담감소 및 사고예방에 효과적인 영향을 나타낼 것으로 진단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과 마일리지 특약 등 할인상품의 비중 확대로 다시 손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겨울철은 특히 한파와 폭설 등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해율 개선을 위해 다양한 개선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험료를 인상해 적정보험료를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