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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피아트 '프리몬트' 공간·효율성 기본 '800km' 거뜬

김병호 기자 기자  2014.01.17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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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통 SUV를 표방하면서 지난해 2월 국내 출시된 피아트 '프리몬트'는 다운사이징된 2000cc 터보디젤엔진과 풀타임 사륜구동시스템을 기반으로, 성능과 실용성 면에서 국내 패밀리카를 찾는 고객들의 구매 욕구를 충동질하고 있다.

프리몬트는 미국 자동차브랜드인 크라이슬러가 이탈리아의 피아트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다시 유럽형 모델로 재탄생시킨 모델이며, 미국과 유럽의 디자인·정서가 결합됐다고 분석된다. 정통 패밀리형 SUV 피아트 프리몬트를 타고 대구, 경북 군위 등을 도는 800km코스를 달려봤다.

◆큰 덩치 차체, 패밀리 '실용성' 묻어나

프리몬트의 첫인상은 차체 사이즈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중앙에 엠블럼과 양쪽에 큼직한 헤드램프는 그릴과 함께 H 모양의 크롬도금으로 연결돼 가로 비율에 충실했으며, 평범해 보이지만 넓고 당당한 모습을 전한다.

이처럼 요즘 트렌드의 크로스오버차량과는 달리 크고 넓은 것이 포인트다. 스포티하다는 것과는 다른 묵직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오프로드 전용차량으로 써도 될 만큼 다이내믹해 보인다.

특히 전장 4910mm의 사이즈는 패밀리형으로 공간활용도 측면에서만 크게 차별화된 장점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2000cc 엔진으로 효율성이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감성을 담은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 프리몬트. ⓒ 크라이슬러코리아  
미국감성을 담은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 프리몬트. ⓒ 크라이슬러코리아
이런 생각을 갖고 내부에 들어섰다. 예상과 어긋남 없이 넓고 탁 트인 공간이 드라이버를 반긴다. 7인승 프리몬트는 탑승인원이나 공간적인 측면에서 일단 패밀리용으로 손색이 없다. 전체적인 내부 디테일을 평가하자면 크라이슬러의 감성을 반영한 크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미국형 자동차의 색깔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운전석은 자동시트를 적용하고 나머지 보조석과 2열 등은 모두 수동옵션이 적용됐다. 이는 가격적인 측면을 고려한 배려라고 평가된다. 또 보조석 아래에는 작은 수납공간을 배치해 실용적인 공간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2열에 앉아보면 머리 위 넓은 헤드룸과 함께 정통 SUV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개별 공조장치들이 자리하고 있다.

프리몬트는 7개의 풀 사이즈 시트를 탑재한 7인승 모델이다. 넓은 실내는 물론 시트를 30가지 이상으로 조합해 다양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7인승과 달리 2열과 3열까지 유용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패밀리카로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2열과 3열을 접었을 경우 적재용량은 최대 1461L다.

◆조화 이룬 6단 자동 변속기·멀티젯2 '연비 11.5km/L'

시동을 걸어보니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귓전을 간지럽힌다. 엔진음은 일반 승용과 비교할 수 없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그리 크지 않았다.

액셀에 발을 얹었다. 2000cc 큰 덩치는 우려일 뿐일까? 치고 나가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첨단 다운사이징 엔진 기술력이 집약된 2.0L I4 터보 디젤 멀티젯2 엔진은 4000rpm에서 170마력의 최고 출력과 1750rpm에서 최대토크 37.5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또 운전석 시트 포지션도 높아 뻥 뚫린 시야에서 도로를 불편함 없이 주행할 수 있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고속코스에서 접어들었다.

  7인승 정통 SUV 피아트 프리몬트 내부. ⓒ 크라이슬러코리아  
7인승 정통 SUV 피아트 프리몬트 내부. ⓒ 크라이슬러코리아
고속주행에 들어서니 기대와 달리 프리몬트에 한국적인 감성은 모자란 듯한 아쉬움을 남겼다. 다른 자동차브랜드도 마찬가지겠지만 고속주행에서 작용하는 소음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고속도로 규정속도 근처에서 느껴지는 프리몬트의 풍절음과 소음은 정숙성에 민감한 드라이버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을 정도다.

대구에서 군위를 이동하는 코스에서는 와인딩이 심한 코스와 오프로드 등을 지나기도 했다. 건장한 성인 5명과 아이까지 태운 상황에서 차체가 높은 SUV의 단점이 우려됐지만, 공간적 여유는 프리몬트를 매우 안정감 있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뿐더러 풀타임 사륜구동시스템은 도로와의 그립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심한 와인딩 코스에서는 SUV의 단점으로 인해 약간 쏠림현상이 있었지만, 테스트를 위해 진행한 코스인 만큼 크게 무리 없는 수준이다. 또 급경사구간에서 넘치는 파워로 프리몬트의 매력을 더욱 발산했다.

끝으로 프리몬트와 함께 2박3일 코스를 시승하고 계기판을 확인했다. 왕복 800km의 코스 주행을 위해 출발 전 기름을 가득 채우고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무려 50km 이상이 주행거리로 남아있었다.

이와 관련 피아트 관계자는 "2톤에 육박하는 프리몬트는 전자 제어식 6단 자동변속기와 멀티젯2 엔진의 최적 조화를 통해 높은 효율성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피아트 프리몬트는 77.6L연료탱크, 복합연비 기준 11.5km/L다. 넓은 공간을 활용한 편의성과 효율성, 175g/km의 적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정통 패밀리 SUV가 피아트 프리몬트라고 총평할 수 있겠다. 올해 고객들의 신중한 평가를 기다려본다. 피아트 프리몬트의 국내소비자가격은 44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