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기자 기자 2014.01.15 17:40:02
[프라임경제] 광대역 LTE시대의 LG유플러스(032640)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광대역 LTE 구축에 따른 비용 증가와 지난해 VoLTE 불통사건까지 부담을 떠안은 모양새다. 어찌 보면 이를 이겨내야만 업계 2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이상철호(號)'의 갑오년 행보를 스케치해봤다.
LTE시장에서 다시 3위로 밀린 LG유플러스의 '수난길'은 올해 이상철 부회장이 책임지고 해결할 과제로 남았다.
올해 LTE 2위 사업자로 도약해야 하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지난해 몰아닥친 부담을 극복해야만 한다. 2014년은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2위와 격차 점차 벌어져 '6개월이 고비'
LG유플러스는 이통시장이 3G에서 LTE로 변화하며 LTE 2위 사업자로 등극했다. 그러나, 지난 5월 KT에 LTE 2위 자리를 내주며 다시 3위로 물러선 가운데 KT와의 LTE 가입자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 이상철호는 올 한 해 '부담' 가득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반격에 나서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 LG유플러스 |
KT와 LG유플러스 격차는 △5월 5만1694명 △6월 16만1542명 △7월 26만7316명 △8월 21만831명 △9월 27만5849명 △10월 44만9775 △11월 63만3367명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KT는 지난 13일 약 800만 LTE 가입자를 돌파했으며, LG유플러스는 이에 미치지 못한 약 71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대역 LTE 시장이 시작됨에 따라 가입자 수 격차는 향후 더 벌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7월 광대역 전국 서비스 완료 예정인 LG유플러스는 LTE 2위 사업자 탈환을 위해 남은 6개월 동안 가입자 격차를 줄여야만 한다는 부담이 가중될 여지가 커졌다.
물론, 지난해 번호이동시장에서 나홀로 가입자가 순증했지만, 올해 광대역 LTE가 본판에 오르면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대역 커버리지를 덜 확보한 LG유플러스로서는 불리한 입장이다.
◆돈 먹는 2.6GHz 대역 '부담에 부담'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 망 구축비용에 대한 부담도 극복해야 한다. 지난해 8월 주파수 경매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신규대역인 2.6GHz 대역을 할당받았다.
경쟁사들은 이미 구축된 장비를 통해 광대역 LTE를 서비스할 수 있는 대역을 낙찰 받아 이미 서울과 수도권 전지역에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신규대역을 새로 꾸려야 하는 상황이라 광대역 LTE 시장 선점을 놓치고 말았다.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에서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 기지국뿐 아니라 광단국·전류기 등 부대장비와 새로운 주파수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등을 꾸려야 한다. 또한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단말기 모두 2.6GHz 대역에 알맞게 재편성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비용은 늘어날 공산이 다분하다.
무엇보다 2.6GHz 대역의 경우 KT의 1.8GHz 대역과 SK텔레콤의 800MHz 대역에 비해 고주파로, 전파 특성상 양 대역에 비해 파장이 짧고 직진성이 강하다. 이 때문에 2.6GHz 대역은 동일한 주파수 환경에서 경쟁사의 주파수 대역에 비해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1.8GHz 대역은 800MHz 대역보다 고주파인데, 3G 시절 동일한 주파수 환경에 같은 트래픽을 커버하기 위해 800MHz 대역을 사용하는 사업자가 10개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1.8GHz 대역 사업자는 17개 기지국을 사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2.6GHz 대역은 양 대역보다 더 심한 고주파라는 점을 가정했을 때 동일한 커버리지를 확보하려면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며 "이는 곧 엄청난 비용 투입과 연관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13년 설비투자비용(CAPEX)인 1조5000억원보다 많은 1조7000억원 이상 설비투자액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신규대역을 통한 광대역 LTE 망 구축을 위해 많은 실탄(자금)을 쏟아야 하는 LG유플러스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LG유플러스의 2.6GHz 구축비용과 연계된 광대역 LTE 마케팅 비용은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6GHz 광대역 주파수 투자를 둘러싼 올해 CAPEX 증가 우려가 여전히 상존한다"며 "소비자들이 LTE-A와 광대역 LTE에 대한 차별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경우 과잉투자 우려가 있고, 이를 경쟁사에 대한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하기에는 너무나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급한 광대역 LTE 구축도 우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전국 동시다발 음성 불통사건까지 겪어야 했다. 지난달 23일 LG유플러스 VoLTE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부 고객들은 약 2시간 동안 음성통화에 장애를 겪었다. 이는 통신업계 사상 초유의 불통사건으로 기록된다.
LG유플러스 일부고객들은 지난해 12월23일 발생한 갑작스런 음성불통 사건으로 불편을 겪어야 했다. ⓒ LG유플러스 트위터 |
이를 두고 관련 업계 관계자는 "3G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도입한 VoLTE를 100% LTE로 강조해 광고하더니, 스스로 문제를 인정한 꼴"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잇단 부담을 안은 LG유플러스가 광대역 서비스 상용화까지 늦춰지게 된다면, 2위 탈환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화웨이 장비에 대해 LG유플러스가 강경자세를 취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이 정면으로 화웨이 논란에 반박한 것은, 광대역 LTE 시기를 늦추지 않겠다는 복안으로 비춰진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 광대역 LTE를 도입했으나, 아직 경쟁사에 비해 서비스지역 수가 확연히 적다.
이 때문인지 일각에서는 경쟁사 광대역 LTE 망 구축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성급하게 광대역 LTE 상용화 발표를 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안 연구원은 "SK텔레콤의 가입자 지키기 전략과 KT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 이후 나타날 전략에 따라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증가세가 현재처럼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