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이어 새 주인을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됐던 KDB대우증권이 당분간 인수합병(M&A)시장 매물로는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업계 부진 속에 대형 증권사가 줄줄이 매물로 나오자 대우증권 매각을 보유하기로 한 것.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산은금융지주 자회사인 대우증권 매각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대우증권을 지금 시장에 내놓으면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우증권 매각은 먼 훗날 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증권을 매각하는 대신 산업은행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자회사로 활용, 투자 창구로 이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신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M&A시장에 나오면서 매물 포화에 따른 시장 가치 하락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 이어 동양증권 매각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에 더해 작년 12월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왔다.
이와 함께 중소형 증권사들도 다수 매물로 나와 있지만 이들을 껴안을 주인은 찾기 힘들다. 이트레이드증권을 시발점으로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애플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10여곳이 M&A 시장을 표류하고 있다. 증시 침체로 규모 축소에 나서고 있는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새 주인 찾기는 당분간 대기상황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대우증권 매각 보류 결정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른 영향이라고 수긍하면서도 매각 이슈가 주가에 긍정적인 흐름을 미칠 것이라는 애매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각을 추진할 경우 장기적 기업 가치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 배당 성향을 높이는 경영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는 M&A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영전략의 수정이 대우증권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우증권 내부적으로는 매각 이슈의 변화에도 동요가 없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대우증권 한 관계자는 "10년째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만큼 매각 이슈는 계속 있었던 일로 여겨져 관련 상황 자체가 둔화된 분위기"라며 "다만 산업은행이 주식자본시장(ECM) 기능이 없는 만큼 대우증권이 이를 보조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