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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원 투입된 해남관광단지 푼돈에 ‘좌초위기’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에 발목 주민 '원성'...정부 차원의 대책 시급

장철호 기자 기자  2014.01.12 1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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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전남 해남오시아노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좌초위기에 처했다. 

특히 단지조성 사업에 3000억 원 이상 투입됐지만,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에 따른 마무리 예산 미집행으로 사업이 답보상태다.

게다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민간 골프장에 위탁 운영해 오던 9홀 규모의 골프장을 휴장,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직영 운영시 막대한 적자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지역민들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격언에 비유하며, 정부 차원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 해남오시아노관광단지 조성...모래유실 심각.골프연습장 몇년째 휴업

12일 전남도와 해남군에 따르면 해남오시아노관광단지는 지난 1988년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확정, 해남군 화원면 주광리, 회봉리 일대 507만3425㎡(약154만평)에 플라워파크, 골프리조트, 인공해수욕장, 마린월드, 워터파크를 비롯한 3600여실의 숙박시설을 갖춘 테마형 복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1994년 조성계획에 대한 최종 승인 후 지난 2012년까지 3025억 원을 투입, 단지조성 사업의 큰 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2009년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에 따라 진입로 공사 등 마무리 예산이 투입되지 않아 사업이 답보 상태다.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은 숙박, 마리나 시설 등에 한국관광공사의 선도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골자다.

게다가 1994년 사업승인시 하수종말처리장 설치사업비 270억 원 가운데 190억 원을 원인자부담으로 조건부 승인, 민자유치를 어렵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해남오시아노관광단지는 기반시설 미준공으로, 숙박시설이나 마린월드 등을 분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88억원을 들여 동양 최대로 개발한 인공해수욕장은 2008년 시범 운영시, 모래유실과 녹조현상이 발생해 장기간 폐쇄, 올해 개장도 불투명한 상태다. 해변에 심었던 야자수가 말라죽고, 잘려 나갔다. 25억 원이 투입된 골프연습장도 6년째 개점을 못하고 있다. 

   
파인비치골프클럽 전경 ⓒ 오시아노 캡쳐

◆ 9홀 규모 오시아노골프클럽 휴장, 제 밥그릇 챙기기 빈축?

한국관광공사가 유치한 민간사업은 18홀 규모의 '파인비치골프클럽'이 유일한다. 이 골프장에 인접한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9홀 규모 오시아노골프클럽은 지난 1월1일부터 3월까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오시아노골프클럽은 465억 원이 투입됐고, 그동안 파이비치골프클럽에 위탁 운영해 왔다.

한국관광공사 서남지사는 "골프장 시설 및 환경개선 등을 이유로 3개월간 휴장한다"고 밝혔으나, 현실성이 떨어져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우선 막대한 임대료 인상이다. 한국관광공사 서남지사는 올해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임대 사업자를 모집하면서 당초 년간 2억 원이던 임대료를 10억5000만 원으로 5배 가까이 부풀려 제시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유찰됐다.

게다가 16억 원을 들여 샤워장과 카트, 창고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직영을 염두에 둔 조치를 해석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인사적체 해소 내지는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파인비치골프클럽은 해변가에 위치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골프장이다. 해남 화원군은 겨울에 온화한 데다 무안공항과 인접해 겨울철 특수를 누리고 있는 곳이다. 특히 한국의 10대 골프코스로 선정,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반면 파인비치골프클럽과 인접한 오시아노골프클럽은 내륙에 위치한데다 9홀 원 그린만 보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실제 오시아노골프클럽은 파인비치골프클럽과 통합 운영할 당시, 가격할인에도 불구하고 코스 변경을 요구하는 등 인기가 없었다.

한국관광공사가 독자적으로 오시아노골프클럽을 운영할 경우, 인력수급 애로, 코스관리비 등 운영비, 휴장으로 인한 영업손실액까지 합하면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방만경영의 비난을 자초할 우려가 높다.

◆ 지역민들, 정부차원의 대승적 결단 촉구

   
명현관 도의원

해남 출신의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장인 명현관 도의원은 지난해 8월 29일 '해남 오시아노관광단지 활성화 촉구 건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명 의원은 "오시아노는 지난 1994년 승인사업인 만큼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 적용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관광단지 조성계획 승인 당시 단지 내 하수종말처리장 설치사업비 270억 원 가운데 190억 원이 원인자부담으로 시행토록 조건부 승인, 분양가(약 8000억원)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원인자 부담이 아닌 국비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시아노와 거의 같은 시기에 시작한 제주 중문단지.경주 보문단지를 비교할 때 호남 홀대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해 유연하게 바라보고, 정치권과 전남도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 의원은 "오시아노는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와 집단 상가촌 건설에 따른 분양 약속을 믿고, 조상 대대로 내려온 삶의 터전을 과감히 내 놓고 이주한 주민들의 입장도 십분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서남지사 관계자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골프장을 매각할 계획이다"고 전제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임대료를 산정했으며, 실제 10억 원의 임대료를 내고 운영하겠다는 업체도 있다"면서 "오시아노골프클럽을 이용해 숙박시설을 유치 할 계획이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