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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68] 천사가 돌보는 노후 '비지팅엔젤스코리아'

'노인 장기요양' 정부주도사업…이윤보다 사람 챙기는 일 우선

하영인 기자 기자  2014.01.10 1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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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늙어가는 어버이를 공경해 모시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해 힘줄과 뼈가 닳도록 애쓰셨느니라." - 명심보감 중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한평생을 바친 가난하고 병든 노부모들에게 '노후대책'이란 그저 딴 나라 희망사항. 제 앞가림하는데 급급한 자식들에게 기댈 수만도 없는 노릇이고 이들의 자녀인 중년들도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넉넉지 않은 경제형편에 한숨만 깊어질 뿐이다.
 
노인부양이 더 이상 가정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된 가운데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이 되길 자처하며 그들의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힘쓰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칼날 같은 찬바람이 마음까지 찌른 8일 오후, 서울 강남 역삼동에 자리한 '비지팅엔젤스코리아(이하 비지팅엔젤스)'를 찾아 김한수 대표를 만났다.
 
◆직원 2500여명 보유한 홈케어전문업체…최대 114만600원 지원
 
"하루에 두세 명의 고객이 새로 오시고 한두 명의 고객이 서비스를 받습니다. 대상자 연령층은 70~100세 정도로 폭이 넓어요. 보통 그분들의 보호자는 40~50대며 서비스 신청은 주로 20~30대 젊은 층에서 합니다. 참 재밌죠. 온 가족이 동원된 다정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김한수 대표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시니어홈케어 서비스를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 정수지 기자  
김한수 대표는 2007년 국내 최초로 시니어홈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 정수지 기자
미국·캐나다 등지에 400개 이상 지점을 두고 있는 비지팅엔젤스는 시니어 홈케어서비스기업으로, 전 직원이 2500여명에 달한다. 지난 2007년 한국에 들어왔으며 현재 국내 가맹점은 68개로 전국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뻗기 위해 105명의 요양보호사가 대기하고 있다.
 
낯선 사람이 방문하는 재가서비스를 믿고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 만큼 비지팅엔젤스는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한다. 대상자 정보에 따라 엄선한 맞춤 요양보호사 중 본인이 직접 면접을 통해 요양보호사를 선정할 수 있는 것. 
 
또한 정부주도사업인 비지팅엔젤스의 '노인 장기요양'은 몸이 불편한 정도를 1~3등급으로 구분해 대상에 따른 한도액 내에서 최소 85%부터 100%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최대 114만600원의 국가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정부의 노인보호 취지에 맞춰 지원사업을 추진함에도 비지팅엔젤스의 작년 연 매출은 14억원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매출 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사업 규모에 비해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는 액수지만, 우리는 이익 추구에 앞서 '사회에 공헌하는 마음'을 우선시하는 기업이기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실버타운이나 요양원만이 노후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비지팅엔젤스는 가정방문서비스를 제공해 가정에서 편안하고 독립적인 노년을 맞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람과 함께 모토 삼아 해외까지 情 닿도록 사업확장
 
'한국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요새 부쩍 몸이 불편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중 비지팅엔젤스를 알게 돼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머니가 서비스를 받고 행복해하셨어요. 멀리 있는 저를 대신해 어머니를 잘 보살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사는 40대 주부가 남긴 글이다. 비지팅엔젤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거주자도 한국에 있는 부모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고객을 요양보호사가  정성껏 돌보고 있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기관 부문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 비지팅엔젤스코리아  
거동이 불편한 고객을 요양보호사가 정성껏 돌보고 있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선정한 노인장기요양기관 부문 최우수기관이다. ⓒ 비지팅엔젤스코리아
이 '중산층 케어서비스'는 역모기지론, 주택연금 등을 통한 비지팅엔젤스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시니어 홈케어프로그램이다. 비급여 동반자서비스로 고객의 말벗과 심리지원, 병원 동행, 재활·운동보조 등 사람과 철저히 함께하는 맞춤형 시스템이다.
 
비지팅엔젤스는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재가서비스'는 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 등으로 세분화했다. 복지카드 계약을 체결해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등 826곳에 이르는 고객사 136만명 대상의 실버케어를 제공하는 '이지웰페어서비스'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복지용품을 판매·대여하는 사이트 'VA mall'은 초반에는 수익이 미미했지만, 점차 매출이 늘고 있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사람냄새 풍기는 향후 포부를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전달했다.
 
"비지팅엔젤스는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해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힘쓰고 있습니다. 특별한 건 아니더라도 목욕이라든가 방문요양시스템을 통해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