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 '불꽃 속으로'가 오는 4월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방송된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지난 2012년 당시 KBS에서 '철강왕'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탈 뻔 했지만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작이 무산됐습니다.
박 명예회장은 박정희 정권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이었고, 4선 국회의원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치인입니다. 또 포항제철(현 포스코) 사장에 취임해 26년간 포항제철을 이끈 기업인이기도 하죠. 그의 인생을 드라마로 풀어내려면 1970년대 박정희 기대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한데, 그렇게 되면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가 주효했습니다.
포스코 담당 기자로서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가 방송된다니 반가움이 앞섰는데요. 박 명예회장 역할에는 배우 최수종이 캐스팅됐습니다. 드라마 속 최수종은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대의에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인물로,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혼란스러웠던 시대 상황을 이겨내고 조국 근대화를 위한 필수품인 강철을 생산하기 위해 종합제철소 설립이라는 뜻을 품습니다.
이와 관련 TV조선 관계자는 "'불꽃 속으로'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일대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은 맞지만 픽션을 가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수종은 지난 2008년 박 명예회장의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 재임 당시 상임이사로 활동하면서 박 명예회장을 만나 차후 자신이 박 명예회장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해 캐스팅의 의미가 더욱 큰 것 같습니다.
드라마 '불꽃 속으로'의 방영이 반가운 이유는 박 명예회장의 성품과 인격이 훗날까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국심과 정직함, 결단력과 열정은 박 명예회장을 대변하는 수식어로 오랫동안 그와 함께 했는데요. 지금까지 많은 포스코인들은 물론, 정재계 인사들은 그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4~2005년에도 기업인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는데요. 총 70회 장기방송으로 편성된 MBC '영웅시대'가 그것입니다. '영웅시대'는 시련과 영광의 대한민국 경제사 중심에서 기적과 전설을 일으켰던 주역들의 삶을 조명했는데요.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최고시청률 43.4%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영웅시대'와 비교했을 때 '불꽃 속으로'의 흥행이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영웅시대'는 공영방송인 MBC에서 제작돼 시청자층이 넓고 다양했던 반면 '불꽃 속으로'는 종합편성채널, 그것도 드라마에 취약한 TV조선이 제작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은 개국을 맞이해 2012년 2월 황정민-김정은 주연의 '한반도'라는 대작을 편성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1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 붓고도 종편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해 시청률 부진에 허덕이다 조기종영하는 굴욕을 맛봤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TV조선 드라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데요. 방송가에서도 TV조선이 이번에도 종편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의 격랑기를 고스란히 다 겪는 인생을 살았고, 포기를 모르는 뚝심으로 영일만 기적을 일으킨 박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불꽃 속으로'가 조기종영의 아픔을 피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