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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섭씨 400도에서 순간 구워낸 쫄깃한 '도치피자'

조민경 기자 기자  2014.01.09 17: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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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9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올 겨울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내렸습니다. 요 며칠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추위걱정은 잠시 접어뒀었는데요. 이번 맹추위가 겨울임을 새삼 실감케 하는 것 같습니다.

맹추위가 예보됐던 만큼 거리 곳곳에서 두터운 외투와 목도리, 귀마개,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대비를 단단히 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요. 여러분도 오늘 출근, 외출길에 따뜻한 옷차림을 하고 나오셨나요.

이번 한파는 오는 주말 잠시 주춤했다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는데요. 추위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따뜻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정통 나폴리피자 전문점 '도치피자(Dochi Pizza)'입니다. 도치피자는 서울 강남, 장충동 등 몇 군데 있는데요, 저는 본점인 역삼점을 찾았습니다.

도치피자 역삼점은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번 출구로 나와 국기원입구 사거리까지 직진해야 합니다. 사거리가 나오면 진행 방향으로 길을 건넌 뒤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걷다보면 역삼1동 주민센터가 나오는데요, 이 주민센터를 지나면 왼편에 오르막 골목길이 하나 보입니다. 도치피자는 이 골목길 초입부에 위치해 있답니다.

   심플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치피자 매장. = 조민경 기자  
심플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치피자 매장. = 조민경 기자
언덕길 초입에 위치해 있다 보니 도치피자 매장은 1.5층 정도 높이인데요. 아래 부분의 하얀 벽에는 피자 한판을 들고 있는 요리사 그림이 그려져 있었죠. 도치피자의 도 셰프(Chef)를 그려 놓은 거라는데, 이 벽화만으로도 피자전문점임을 알아채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르막을 약간 오르자 도치피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입구에는 붉은 벽돌계단이 펼쳐져 있었는데요, 엔티크 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죠. 계단을 오르니 입구 오른편에 야외테라스 좌석이 있었는데요, 날씨 좋은 날 재방문을 기약하며 매장 안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매장 전면에는 큰 화덕이 자리 잡은 키친이 있었고, 그 앞에 테이블이 몇 개 놓여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작은 매장규모에 흠칫 놀랐는데요. 오른쪽 안쪽으로 들어가니 그제서야 넉넉한 수의 테이블이 놓인 홀이 나타났죠. 홀로 들어가는 문은 마치 큰 거인이 뚫고 지나간 것처럼 만들어져있었는데요,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접시와 포크, 나이프, 물컵이 세팅된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점원이 메뉴판을 가져다줬는데요. 빈티지한 느낌의 메뉴판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메뉴를 살펴봤습니다.

샐러드와 파스타, 피자류가 있었는데요. 피자전문점인 만큼 피자 종류가 10여가지로 가장 많았죠. 피자와 파스타 하나씩을 맛보기로 하고, 인기 메뉴를 추천받아 피자는 '엑스트라 마르게리타'를, 파스타는 '감베리 크레마'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도치피자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살펴봤는데요. 투박하면서도 심플한 느낌의 벽과 전체적으로 나무소재와 우드톤 장식을 이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한쪽 벽면에는 큰 창문이 나있었는데요, 도치피자가 1.5층 높이인 만큼 창문을 통해 햇살도 따스하게 들어왔죠. 창틀의 아기자기한 식물화분과 곳곳에 놓인 그림, 오래된 장식소품들이 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숲속 산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문한지 오래 지나지 않아 피자와 파스타가 내어졌습니다. 화덕에 굽는 피자인 만큼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금세 나와 조금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도치피자가 표방하는 정통 나폴리피자는 400℃의 화덕에서 순식간에 구워내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라네요.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 = 조민경 기자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 = 조민경 기자
직원이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판을 피자 삼발이에 놓고 그 아래 양초를 켜줬는데요. 피자를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는 한 눈에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는데요. 토핑 부분은 윤기가 흐른 반면, 도우 끝부분은 기름기 없이 담백해보였죠.

한 조각을 들고 맛을 봤습니다. 토마토소스에 버팔로(모짜렐라)치즈와 바질 단출한 토핑이었지만 담백하고 쫄깃한 도우와 적당히 달면서 새콤한 토마토소스, 치즈, 바질이 어우러져 지금껏 먹었던 피자들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기본 마르게리타 피자에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에는 버팔로 치즈를 사용하는데요. 버팔로 치즈가 훨씬 더 연하면서 쫄깃하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질감이 좋다고 합니다.

이 설명을 들어서인지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가 더욱 맛있게 느껴졌는데요. 부드러운 치즈와 담백한 도우, 간이 딱 알맞은 소스의 조화는 다른 피자를 먹을 때마다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참, 도우 끝부분은 부풀어 오르면서 약간 탄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정통 나폴리피자를 굽는 방식이기 때문에 걱정 않고 드셔도 된답니다.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에 정신이 팔려 감베리 크레마를 잊고 있었는데요, 더 식기 전에 얼른 맛을 봤습니다. 감베리 크레마는 새우와 바늘, 버섯 등을 넣고 오븐에 구운 크림소스 파스타인데요. 길쭉한 스파게티면 대신 조개모양의 꼰길리에면과 볼펜 촉을 닮은 펜네면을 사용해 치즈와 함께 포크로 찍어 먹을 수 있답니다.

   '감베리 크레마'. = 조민경 기자  
'감베리 크레마'. = 조민경 기자
쫀득한 면과 부드러운 크림소스, 그리고 크림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매콤한 맛에 포크를 자꾸만 가져가게 됐는데요. 소스가 잘 배인 통통한 새우와 버섯도 씹는 맛이 좋았죠.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와 감베리 크레마, 도치피자에서 이렇게 색다른 피자와 파스타를 맛봤는데요. 맛집의 기본이 되는 피자와 파스타의 맛은 물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까지, 피자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도치피자에는 제가 맛본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와 감베리 크레마 외에도 이색적인 피자와 파스타 종류가 많은데요. 피자를 좋아하시거나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피자를 드시고 싶은 분들은 이곳 도치피자에서 다양한 피자에 도전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