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호텔신라(사장 이부진)는 8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대규모 공개입찰에서 향수·화장품 전 매장에 대한 운영권을 획득했다.
이번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사업권 획득은 이부진 사장의 글로벌 면세사업 전략이 의미있는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면세유통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장을 강화해 글로벌 명문 서비스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호텔신라 |
이번 결실은 럭셔리 제품과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해외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시장조사와 분석을 실시, IT·모바일 기술을 접목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제안한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향수·화장품 사업권은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낙찰받은 면세점 사업권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싱가포르 1~3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향수·화장품 총 20여개 매장(약 6600㎡)의 2015년 연간 매출액은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제 4터미널이 2017년에 완공되면 이 곳의 향수·화장품 매장도 모두 운영하게 된다. 사업기간은 2014년 10월 1일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 6년이다. 호텔신라는 이번 대규모 면세운영 사업권을 획득해 해외진출을 시작한지 불과 1년만에 글로벌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해외 면세점 운영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입찰에서 여러 사업자들을 평가하면서 입찰가격보다는 면세점사업 운영실적과 노하우, 성장률, 마케팅 전략 등이 중요 평가대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최우수 사업자로 연속 선정되는 등 앞선 운영경험을 보유한 신라면세점이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로 인정받아 운영권자에 최종 선정된 것이라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창이국제공항 측은 "호텔신라가 매우 혁신적인 유통콘셉트와 강력한 사업계획을 제시했고 경쟁력있는 입찰제안과 튼튼한 재무구조가 돋보여 향수·화장품 사업자로 선정했다"며 "재무적 요소와 같은 정량적 요소뿐 아니라 유통콘셉트의 강점, 상품 다양성, 운영실적, 가격정책, 고객서비스 전략 등을 모두 고려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 호텔신라 |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기업 면세사업자에 대해 법적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에 국내 면세업체들은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신라면세점은 세계적인 면세사업자들과 맞서 대규모 사업권을 획득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대규모 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비즈니스시장에서 국내기업이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의미가 크다"며 "신라면세점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이번 사업권 획득으로 6년간 4조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면세점업계 글로벌 'TOP 3' 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프라다와 보테가베네타 등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시계 편집매장도 이달 말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에 추가로 획득한 향수·화장품 매장이 본격 운영되면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고, 추가 해외면세점 입찰에도 가속도가 붙어 향후 글로벌 'TOP 3' 업체로의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라면세점이 사업을 획득한 해외면세점 매장이 모두 가동되면 해외면세점 매출이 전체 면세점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신라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번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매출까지 포함되면 총 80%의 매출이 해외 비즈니스를 통해 발생된다.
아울러 신라면세점은 연간 51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형 국제공항에서 대규모 사업권을 획득함에 따라 동남아 면세시장의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이 주로 이용하는 초대형 허브공항이다.
한편,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0년 호텔신라가 루이비통을 인천국제공항에 유치할 때도 세계 각국의 공항 면세점을 일일이 벤치마킹하고, 인천공항 이용객들의 고객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세계 최초면서도 유일하게 루이비통 매장 유치를 성공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