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 분쟁…이건희 측 "조정? 해결책 아니다"

담당 변호인 "화해와 조정은 다르고, 정통성 크게 훼손됐다"

삼성가 2세 형제 간 상속재산을 두고 벌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 항소심서 이건희 회장 측이 형 이맹희씨의 화해제안을 거부했다. 이 회장 측은 이번 사건이 순수한 형제 간의 화해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삼성가(家) 2세 형제들 간 상속재산을 두고 벌인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측이 장남 이맹희씨의 화해제안을 거부했다.

7일 서울고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윤준) 심리로 열린 이날 소송에서 이 회장 측 변호인은 "화해나 조정으로 해결하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했지만, 생각할수록 조정이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회장 측 변호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본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로, 원고는 선대회장의 유지를 왜곡하면서 피고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주장을 계속 이어왔다.

또, 가족과 형제 간의 문제를 넘어선 삼성그룹의 신뢰와 경영안정성 문제로 불거지는 등 해외 주요언론이나 투자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화해제안 거부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회장 측 변호인은 '화해'와 '조정'은 엄연히 구별된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변호인은 "원고가 순수하게 화해를 요청한 것이 아닌, 민사조정법에 따른 조정을 제안했고, 피고 측은 조정 제안을 받아드리기 어렵다"며 "순수한 형제 간의 화해와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변호인은 "화해는 당사자 사이의 분쟁해결에 관한 합의로써, 조정 이외의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24일 열린 공판에서 이맹희씨 측은 이 회장 측에 화해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도 "양측이 화해할 의사가 있다고 하면 비공개로 조정기일을 잡겠다"며 화해를 권유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결심 공판에서 양측의 최종의견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