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온라인 보험 출시를 늘리며 매출 채널을 늘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생보업계 최초로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까지 등장했다.
2012년 12월 KDB생명이 가장 먼저 진출한 온라인 보험은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생명 등이 판매에 나선 상태다.
◆단순한 보장 내역·저렴한 가격 특징
온라인 보험은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기존 상품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상해 보장의 경우 특약이 붙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 상품의 경우 특약이 최소화돼 1~2개에 불가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상품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설계사 없이 소비자들이 직접 상품에 가입하는 만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품을 단순화 한 것이다.
대신 가격은 10~30% 정도 저렴해졌다. 설계사를 거치지 않아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보험료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징으로 주목받은 온라인 보험은 지난 1년간 총 20여 종이 쏟아져 나왔다. 2011년 말 KDB생명이 처음으로 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신한·한화·삼성 등 중·대형사들이 잇따라 4~5종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하며 '미래 투자' 개념으로 채널 확보에 나섰다.
지난 2월에는 생보업계 최초로 온라인에서만 영업하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등장했다. 교보생명이 자회사 형태로 설립한 라이프플래닛은 보험 가입은 물론 유지,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과 관련한 모든 과정이 온라인에서만 이뤄지는 순수 온라인 생명보험사로 교보생명과 일본 인터넷 생보사인 라이프넷이 각각 74.5%, 25.5%를 출자해 설립했다.
출범 당시 이학상 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는 "2016년 말까지 고객 10만명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상품 서비스로 국내 보험시장의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길 멀었다' 시장규모 아직 작아
대형 생보사들이 차례로 온라인 보험 시장에 뛰어 들었지만 기대와 달리 아직 실적은 미비한 상황이다.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각사가 온라인 보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지난해 8월 출시한 온라인 전용상품 '온슈어' 브랜드의 12월말 기준 실적은 500건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온슈어'를 통해 △정기보험 △연금보험 △어린이연금보험 △저축보험 △상해보험 등 총 5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출범 초기 네이버 인기 웹툰 작가들이 참여해 만든 '온슈어 웹툰 에피소드 동영상'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인 삼성생명도 12월 말 기준 누적건수가 450건에 그쳤다. 삼성생명은 △인터넷정기보험 △인터넷상해보험 △인터넷암보험 △인터넷연금저축보험 △인터넷저축보험 등 5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보다 좀 더 빨리 시장에 진출한 KDB생명과 신한생명은 그나마 선전했다. 2012년 12월 온라인 보험 상품 4종을 출시한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판매건수가 1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 온라인 상품을 선보인 신한생명은 12월 말 기준 4114건의 실적을 냈다.
KDB생명 관계자는 "가장 먼저 온라인 보험 판매에 나선 점과 꾸준히 케이블 방송을 통해 상품 마케팅을 진행한 점이 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공식 영업을 개시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한품 출시 한달 만에 초기 가입 약 500건의 실적을 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홈페이지 순수 방문자 수도 16만5000명을 돌파해 일 평균 5600명이 접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웃바운드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고 초기 첫 달 동안 별다른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온라인 생명보험이 도입 초기고 사업부 형태로 운영돼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채널을 갖고 있는 보험사와 온라인 생보사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온라인 시장은 아직 숙성되지 않아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사업부형태로 운영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직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생명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