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4.01.07 15:18:55
[프라임경제] 횡령·배임·탈세·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결심 전 마지막 공판이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됐다. 이날 4차 공판에 출석한 이 회장은 신장 이식수술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고려해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를 탄 채 재판장으로 들어섰다.
지난해 12월30일 진행된 3차 공판에서는 이 회장이 부외자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는지에 대한 공방이 있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이모 CJ제일제당 전 재무팀장은 "부외자금을 만들어 CJ 재무2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CJ 재무2팀은 검찰이 이 회장의 부외자금을 관리한 부서로 지목한 부서다.
또 다른 증인 이모 전 CJ 재무2팀장은 이날 증언에서 "이 회장이 비자금을 사적용도로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팀장은 검찰이 이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했다고 지목한 인물로, CJ그룹 비자금 검찰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이다.
반면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서모씨는 이 팀장과 다른 증언을 이어갔다. 서씨는 이 팀장의 선임이다. 이날 서씨는 "재무2팀의 업무는 이 회장의 재산관리 업무 이외에 경영권 관리, 세무·회계관리 등을 담당했다"면서 "후임자인 이씨에게 부외자금이 이 회장의 개인재산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해 준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와인이나 차량을 구입할 때 사용한 돈은 부외자금이 아니라 개인자금이었다"고 덧붙였다. 제일제당에서 받은 회사돈(사입금)은 '이결산'이라는 항목으로 구분하고 이 회장의 개인재산은 '손결산'으로 양분해 관리했다는 설명이다.
"이결산이 공적자금으로 사용됐다면, 이 회장의 개인 금고에서 개인재산과 다른 곳에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재판부의 지적에 서씨는 "이런 결산 시스템은 삼성그룹에서 도입된 것으로 이를 따른 것"이라면서 "금고안에서 공간은 구분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 회장의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 일부 변경을 신청했고, 이 회장 변호인 측의 별다른 이견이 없어 재판부도 이를 허가했다.
검찰은 기소 당시 이 회장이 2007년 1월 일본 도쿄 아카사카 지역에 팬 재팬 빌딩을 구입하기 위해 신한은행 도쿄지점에서 21억5000만엔(한화 약 244억4163만원)을 대출받으면서 CJ그룹 일본법인 소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고 보증한도액 28억4700만엔(한화 약 323억6526만원)을 일본법인이 연대보증 서도록 한데 대해 배임과 횡령 혐의 둘 다 적용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한개의 행위인데 새로운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이날 검찰은 공소사실을 모두 배임으로 바꿨다.
또 회계장부를 조작해 603억원을 횡령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횡령시기를 특정했다. 검찰은 "연도별로 특정돼 있던 것을 최대한 날짜별로 나눠서 특정했다"면서 "횡령시기는 부외자금이 재무2팀 재산관리인에 전달돼 개인금고에 들어가 비자금이 조성되기 시작한 시점부터"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14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공판은 결심공판으로, 이날 이 회장을 비롯한 5명의 피고인의 심문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