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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특출 난 공간활용 '오딧세이'

민감한 핸들링·안정적 주행성능 인상적…출퇴근시간 실연비 다소 아쉬워

노병우 기자 기자  2014.01.06 14: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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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딧세이의 단추 하나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2열의 자동문과 작은 힘으로도 작동되는 뒷문은 승하차와 짐을 싣고 내리는 일을 가장 편안하도록 돕는다. ⓒ 프라임경제  
오딧세이의 단추 하나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는 2열의 자동문과 작은 힘으로도 작동되는 뒷문은 승하차와 짐을 싣고 내리는 일을 가장 편안하게 수행하도록 돕는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장거리 레저를 즐기거나 다자녀를 둔 가족에게 안성맞춤인 훈훈한 차가 있다. 바로 혼다의 미니밴 '오딧세이'. 혼자타기 아까운 오딧세이는 패밀리카 콘셉트로 가족과 함께하는 이미지를 기본 삼아 제작해 미국에서는 연간 11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차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역시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레저문화가 발달하면서 많은 사람을 태우고 화물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는 미니밴이 인기인만큼 오딧세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사실 오딧세이는 미니밴이지만 직접 보면 미니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 전장은 5180mm, 전폭은 2010mm로 큰 크기를 자랑한다. 덩치가 크다고 주행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과감히 버려도 좋다. 주행환경에 따라 가용실린더를 변환하는 '가변실린더 기술(VCM)'이 오딧세이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동시에 고급스러운 차를 원하던 국내고객의 입맛까지 고려한 오딧세이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서 전라남도 무안군 구로나들목을 돌아오는 왕복 700km코스를 시승했다.

◆패밀리카답게 높은 실용성…출퇴근용으론 다소 부담

오딧세이를 처음 본 순간 '군더더기 없는 미니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쉽게 말해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모습. 오딧세이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미니밴으로 투박한 디자인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세련된 느낌이 가미돼 무난한 디자인을 갖췄다.

먼저 앞모습은 혼다만의 패밀리룩을 기본으로 낮고 넓은 디자인과 HID(고광도 가스 방전식) 헤드램프, 3선 그릴이 연결돼 안정감 있고 균형 잡힌 모습을 연출했다. 또 예리하게 깎인 전면부와 낮게 경사진 루프라인으로 스포티함을 선사했다.

여기에 항공기 디자인에서 착안한 에어로 다이내믹 모노볼륨을 자랑하는 옆모습은 화살촉 모양의 벨트라인을 집어넣어 개성을 살렸으며, 끝으로 갈수록 날렵해지는 뒷모습의 조화는 미니밴의 실용적 이미지가 강조됐다. 더불어 테일램프를 낮고 넓게 처리해 보수적인 느낌도 줬다.

   오딧세이는 모두 12개의 컵홀더는 물론,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쿨링박스(cooling box)까지 겸비하는 등 다양하고 뛰어난 수납공간을 자랑한다. ⓒ 프라임경제  
오딧세이는 모두 12개의 컵홀더는 물론,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쿨링박스(cooling box)까지 겸비하는 등 다양하고 뛰어난 수납공간을 자랑한다. ⓒ 프라임경제
실내는 미니밴답게 넓은 승차공간을 비롯해 △효율적인 화물 공간 △편리한 수납공간 등을 갖춰 가족 단위로 이동하기에 전혀 불편이 없을 정도다.

특히 오딧세이의 경우 전장과 전폭은 국산 11인승 미니밴에 비해 길고 넓지만 좌석은 7개다. 2열은 탑승객 수를 늘리기 위한 접이식 좌석은 떼고 팔걸이까지 달린 푹신한 소파 두 개를 양쪽에 덩그러니 떨어뜨렸다. 억지로 다인승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벗어난 것.

여기에 3인이 앉아야 하는 3열 좌석은 딱히 고급 감을 언급하긴 힘들지만, 불편하지 않은 수준의 레그룸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오딧세이는 7인이 모두 탑승한 상태에서 기본 트렁크 용량이 1087L에 달하고, 3열 시트를 접으면 2636L까지 늘어난다. 더불어 2열 시트까지 모두 접고 짐차로 활용한다면 최대 4205L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세단 못지않은 가속력…외부소음·풍절음 취약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켜자 공회전 때는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시동이 걸려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다만, 스마트키가 널리 사용되는 현 시점에 키로 시동을 건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초기 순발력도 상당히 뛰어났으며, 승객이 많이 탑승한 상황(6명)에서도 민첩한 움직임을 뽐냈다. 미니밴보다는 세단을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자랑했다. 오딧세이에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5.9kg·m의 힘을 발휘하는 혼다의 자랑 3.5L 6기통 VCM엔진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오딧세이는 미니밴답게 7인이 모두 탑승한 상태에서 기본 트렁크 용량이 1087L에 달하며, 최대 4205L의 짐을 실을 수 있는 등 화물의 양이 같은 종류의 차량 가운데 가장 많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 프라임경제  
오딧세이는 미니밴답게 7인이 모두 탑승한 상태에서 기본 트렁크 용량이 1087L에 달하며, 최대 4205L의 짐을 실을 수 있는 등 같은 종류의 차량 가운데 화물적재량에 부분에서 가장 뛰어나다. ⓒ 프라임경제
오딧세이는 시내주행에서도 안락한 분위기를 모든 좌석에서 느낄 수 있어 다인승 모델로 충분한 경쟁력을 뽐냈다. 가속은 차체 크기에 비해 부족함 없이 치고나가야 할 때 가볍게 나갔고, 중·저속 구간에서의 가속감도 일관돼 차량흐름에 뒤처지거나 흐름을 놓칠 염려가 없다.

반면 아무래도 미니밴이다 보니 고속영역에서의 치고 나가는 맛은 직분사 엔진에 비해 다소 부족했지만, 급가감속보다 여유로운 주행을 우선하는 미니밴 성격으로 볼 때 크게 지장이 없다.

또 고속주행 때 갑자기 커지는 풍절음과 취약한 외부소음도 아쉬웠다. 시승 당시 눈과 비가 소량 내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탑승자와 대화를 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하는 것은 물론 오디오 볼륨 역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지 않으면 청취에 방해가 될 정도.

이와 관련해 혼다 측에선 필름 튜닝된 차음유리와 능동적 소음제거장치(ANC) 등을 적용해 흡음과 방음성능이 우수하다고 했지만 완벽한 차단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이와 함께 오딧세이는 덩치가 큰 편이라서 연비나 자가용 같은 실용성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딧세이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8.8km(도심 7.4km·고속도로 11.3km)지만 출퇴근시간 정체구간에서는 실연비가 리터당 6km 수준으로 떨어져 공인연비와는 차이가 있었다.

아울러 오딧세이의 핸들링은 여성이 운전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웠으며, 긴 차체 특성상 약간 쏠림현상이 있었지만 급한 커브에서도 기대 이상의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 같은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오딧세이는 여러모로 높은 실용성 덕에 가족을 위한 차량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근래의 고유가시대에서는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오딧세이는 가족을 위한 세컨드 차량이나 의전차량으로도 활용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가격은 479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