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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 질의응답②

외교문제·문화융성·공기업개혁·개각 및 개헌론 등

이보배 기자 기자  2014.01.06 14: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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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6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신년구상을 먼저 발표하고 12개 언론사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응했다.

기자들은 국방, 개각, 한일관계, 복지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질문은 물론 업무 이후 관저로 돌아가서 하는 일은 무엇인지 등의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해 묻기도 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지난주 김기춘 비서실장을 통해 개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지, 그 의미가 지금 장관들한테 만족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당분간은 개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인지 설명 부탁한다. 아울러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대한 생각도 함께 알려 달라.

▲현재 개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아서 정말 할 일이 너무 많고, 1초도 아깝다. 정부 전체가 힘을 모아서 국정 수행에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특히 내각이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전념할 때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정국 전환이라던가 분위기 쇄신의 수단으로 개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가를 위해 이런 이벤트성 개각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번에 정부조직법이 늦게 통과해서 장관이 업무를 시작한 지 열 달도 안됐다. 과거 정부 때는 많은 언론에서 장관교체가 잦아서 국정 공백이 심하다는 비판을 많이 하셨는데 그 비판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의 장관 평균 재임기간이 14개월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장관들도 개각설 나오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일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개각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개각을 추진하겠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달라.

-짧게 하나만 더 묻겠다. 대통령 업무가 끝나고 관저로 돌아가면 뭘 하는지 궁금하다. 보고서나 책을 본다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알기 때문에 이것 외에 다른 소개 부탁한다.

▲실제로 보고서 보는 시간이 제일 많다. 보고서를 보면서 장관, 수석과 수시로 통화하고 이것저것 결정하고 나면 밤늦은 시간이 되기도 한다. 또 국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개인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다. 취미라고 하면 좀 어폐가 있지만 민원이라든가 국가적으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문제가 잘 해결돼서 국민들이 기뻐하고 편안해졌다면 그 이상의 즐거운 일이 없다.

그래서 개인적인 일 따로 국정 따로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나깨나 국정 생각을 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찾고 보람을 찾는다. 좀 다른 일이 있다면 조그마할 때 받아온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가 무럭무럭 아주 잘 자랐다. SNS에 소개된 적도 있는데 그 두 마리가 제가 오갈 때 꼭 나와서 반겨준다. 날씨가 풀려 따뜻한 봄이 되면 희망이 새롬이와 같이 나가서 기자 여러분께 인사하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대통령과 한국정부가 일본 엔화대비 원화가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또 수출시장에서 엔저혜택을 받고 있는 일본 경쟁사에 비해 원화가치 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한국기업을 위해 어떤 조치를 도입할 것인지 묻고 싶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는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한다든가 또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 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물론 엔저가가 우리 경제의 부담요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FTA 같은 것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해서 수출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이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내수를 활성화해서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도록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공기업개혁을 비롯한 노사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소를 위해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더불어 정치권의 개헌론 제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 달라. 

▲노사관계는 두 가지 기본 틀 내에서 노사정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기본 틀이라는 것은 하나는 법과 원칙, 또 하나는 국민 전체의 이익이다. 그래서 공기업 부채 문제라든가 방만 경영 문제도 공기업 노사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국민 입장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사회경제대타협위원와 관련해서는 이미 구성돼 있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더 필요하다면 확대할 수 있지만 위원회를 이것저것 만든다고 큰 성과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사정위원회에 집중해서 올해 정말 중요한 대타협이 여기에서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 응원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헌론과 관련해서는 올해 개헌은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한 번 시작되면 블랙홀같이 모두 거기에 그냥 빠져들 것이다. 경제회복의 불씨가 조금 살아난 현재 상황에서 우선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가 궤도에 오르게 해야 하는 시점에서 개헌론에 빠져들면 경제회복의 불씨가 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다른 생각 말고 우선 이 불씨를 살려내서 확실하게 경제회복을 시켜 국민소득 3만불, 4만불 시대를 열어가는 기틀을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문화융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실질적인 정책과 특별히 낙후한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문화야말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고, 우리나라의 자존심이다. 그래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문화융성을 4대 국정기조의 하나로 택했고 지난 1년간 그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는 이런 것들을 토대로 국민과 예술인들이 더 체감할 수 있는 그런 다양한 정책과 사업들을 시행하려고 한다.

생활 속에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 중요한데 예를 들어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해서 국민들이 공연이나 전시회를 무료 또는 할인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지방 문화에 대해 질문했는데 지난해에 구성된 문화융성위원회에서 부산이나 광주, 전국을 다 돌면서 지역문화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고, 그 지역의 문화예술인 또 그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역문화 융성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금년에는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 수립을 목표로 지역문화예술진흥에 대한 지원 확대가 예정돼 있다. 또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의 브랜드를 형성하고 그것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일본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했다. 이웃 국가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줬는데 이대로라면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내년까지 한일정상회담이 어렵지 않을까. 덧붙여서 지금 남북 상황에서는 다소 뜬금없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임기 내에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에서 올해 신년사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또 진정성 아니겠는가. 작년에도 북한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작년에 북한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했는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시대 준비를 위해 필요하다면 북한의 지도자와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되면 안 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본과 관련해서는, 일본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라고 생각한다. 또 새 정부 출범 때부터 한일관계의 발전을 바라왔고, 특히 양국 간 신뢰형성의 기초가 되는 올바른 역사인식에 대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강조해왔다.

나는 지금까지 한일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한일정상회담은 두 나라 관계발전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그럼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하고, 또 그런 준비 하에 추진돼야 할 것이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 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뽑는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전미개오(轉迷開悟)'가 선정됐는데 대통령은 이 사자성어를 어떻게 이해하나. 도 지난해 한중관계를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 한중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전미개오의 원래 뜻은 욕심에 집착해서 살아가는 미혹된 마음에서 깨어나 사물의 실제 모습을 바로보자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 사실 나도 어떤 사심도 없이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국정에 임하고자 한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국민 행복을 위한일, 나라발전을 위한일 외에는 다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마음먹고 있다. 전미개오 이 말은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반부패 등의 정책과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해 말하자면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양국관계 발전 방향과 청사진에 대해 합의한 것에 잘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국과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양국민의 지지와 우의를 바탕으로 양국 국민의 복리증진과 동북아 평화안정에 계속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