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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년 번호이동시장 '승자는 알뜰폰'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 수 순증…이통3사 제쳐

최민지 기자 기자  2014.01.03 18: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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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알뜰폰(MVNO)이 계사년 이동통신 번호이동 가입자 수 증가 부문에서 이동통신 3사를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 알뜰폰이 작년 한 해 번호이동시장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것.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알뜰폰은 2013년 한 해 동안 54만8470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이는 KTOA에서 발표한 2012년도 알뜰폰 8만8970명 가입자 순증 기록보다 6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통3사의 경우 SK텔레콤(017670)은 52만415명, KT(030200)는 57만3034명의 가입자를 경쟁 통신사와 알뜰폰에 뺏겼다. LG유플러스(032640)는 54만4979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런 가운데 알뜰폰은 이통3사 중 가장 큰 순증폭을 나타낸 LG유플러스보다 3491명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왔으며 특히,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가입자 순증을 나타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7만765명 가입자 순증을 확보하며, 2013년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KTOA의 2013년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 자료. ⓒ 프라임경제  
KTOA의 2013년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 자료. ⓒ 프라임경제
이 같은 결과는 단말기 할부금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합리적 요금제를 찾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 가입자는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이통3사는 보조금 투입을 통해 가입자 유치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계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고객들이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올 수 있는 여건이 충족됐다"고 자평했다.

그동안 알뜰폰 성장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유통망이 개선된 것도 주요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27일부터 알뜰폰 위탁판매를 시작한 우체국을 비롯해 농협·편의점 등 알뜰폰 유통판매망이 확대됐다.

또한,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고객들 사이에서 지난달 9일 우체국을 통해 출시한 에넥스텔레콤의 월 1000원 요금제 인기가 급증했다. 우체국 자료를 보면 1000원 요금제는 일평균 1000명 이상 가입자 수를 기록하며, 지난달 23일 일시적으로 가입이 중단된 바 있다.

황재현 CJ헬로비전 홍보팀 차장은 "알뜰폰은 본격 시장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유통망 확대로 알뜰폰에 대한 가입자 인지도가 높아졌고, 가입자들은 통신비 인하를 체감하며 주위사람에게 추천을 해주는 등 입소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뜰폰은 확연한 성장세를 연출하고 있지만, 아직 흑자구조에 이르지는 못한 상태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경우 1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현재 CJ헬로비전 총 가입자 수는 5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황 차장은 "정부 정책이 알뜰폰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립되고 통신망 대여비가 인하된다면, 알뜰폰 사업자 간 차별화된 요금 및 단말기 정책을 선보여 함께 성장하는 데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