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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기아차' 하위주자 추격에 진땀

한국GM·쌍용차, 11년 만에 최대 실적…르노삼성, 회복 기미 솔솔

전훈식 기자 기자  2014.01.03 11: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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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2013년은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 있어 '위기이자 기회의 연속'이었다. 특히 내수시장에서 절대강자의 위엄을 잃은 가운데 하위주자들은 이런 상황을 틈타 열띤 추격전을 펼치는 등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전년대비 5.0% 증가한 총 860만2715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내수 실적은 오히려 2.1% 하락세였다.

무엇보다 지난 12월 한 달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지난해 시장에서의 브랜드 입지를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내수침체 영향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판매가 감소한 업체는 1·2위인 현대차와 기아차에 불과했고, 나머지 브랜드들은 판매가 늘거나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무너진 내수 로얄패밀리…품질논란에 신차 가뭄까지

내수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던 현대·기아차의 아성은 이대로 무너질까? 국내 1위인 현대차의 지난해 내수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4% 감소한 64만865대에 그치면서 당초 목표치인 66만8000대에 도달하지 못했다. 더욱 심각했던 12월 한 달 실적(5만160대)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5%나 감소한 수치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감소폭까지 가장 컸던 기아차 역시 목표 48만대보다 2만대 이상 부족한 45만8000대의 판매실적으로, 지난해 2만2060대에 비해 5% 마이너스 성장했다. 12월 판매량 4만1021대도 전월대비 5.3% 늘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11.8%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연이은 부진에 허덕이는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9만1181대로, 전년 10만9620대 대비 무려 16.8%나 감소했다. Ⓒ 현대자동차  
최근 연이은 부진에 허덕이는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9만1181대로, 전년 10만9620대 대비 무려 16.8%나 감소했다. Ⓒ 현대자동차
최근 연이은 부진에 허덕이는 이들 양사의 12월 판매량은 9만1181대로, 전년 10만9620대 대비 무려 16.8%나 줄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측은 2012년 말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의 종료를 앞두고 집중된 선(先)수요에 따른 기저효과 탓에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연비 과장'을 비롯한 연이은 품질 논란이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린 상황에서 관심을 끌만한 '신차' 역시 드물어 실적이 악화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뭄에 단비처럼 출시된 신차도 판매 실적을 좌우할 영향력을 갖지 못했다는 진단도 있다. 양사가 새롭게 출시한 볼륨 모델은 '제네시스'와 쏘울'. 하지만 제네시스는 11월 말에서야 출시되면서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쏘울은 월 600~700대의 '기대 이하' 판매량으로 실적 개선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한국GM, 최고 실적…쌍용차, 경이로운 증가율

이 외 3개 브랜드 판매량은 34.1%의 높은 증가폭을 보인 쌍용차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국GM과 쌍용차의 경우는 지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판매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최근 6개월 연속 전년대비 내수 증가세를 이어가는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총 15만1040대를 내다팔며,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사상 최고 내수 실적을 거뒀다.

주력모델 스파크가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고, RV 라인업인 캡티바·올란도·트랙스도 만만치 않은 성적을 올렸다. 단종된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도 막바지 출고가 이어지면서 수치 측면에서 플러스 성장에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GM의 12월 판매는 1만7853대로, 작년 1만4279대 대비 25% 늘며 '역대 월 최대 판매기록'을 다시 썼다. 4분기 내수판매도 총 4만5875대로 마감하며 '역대 최대 분기 판매량'을 마크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국내외시장에서 모두 14만5649대(내수 6만3970대·수출 8만1679대)의 실적을 올리며 지난 2002년 이후 연간 최대 판매실적의 기염을 토했다.

쌍용차는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34.1% 증가한 판매량으로 2005년 7만5532대 이후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월평균 1000대 성적을 올린 '코란도 투리스모'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코란도 패밀리'가 양호한 실적으로 고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QM3' 바람을 타고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총 6만27대를 팔며 사실상 '현상유지'에는 성공했다. 물론 2012년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성적은 아니다.

다만 12월 판매량의 경우 올 들어 가장 많은 7927대로, 전월대비 49.5% 증가해 '내수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실적은 QM3 외 기존 모델 판매까지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QM3 출시가 전 제품에 걸쳐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