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수납장을 하나 구입하기 위해 가구점과 종합생활용품 판매점 몇 군데를 들렀습니다. 크기부터 디자인, 소재, 색깔까지 각양각색의 수납장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수납장 종류가 이렇게도 많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발품을 팔아 여러 매장을 돌아다닌 끝에 크기와 디자인, 색깔까지 모두 마음에 드는 수납장을 하나 발견했는데요.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선뜻 구입하지 못하고 망설였습니다.
동행한 지인이 그 모습을 보곤 "이케아(IKEA) 제품 중에 비슷하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 것이 있다"고 귀띔해줬는데요. 그래서 수납장 구입은 이케아 제품까지 본 뒤에 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죠.
이케아, 여러분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세계 1위의 가구·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 조립식 가구·침구류·주방용품을 추구하며 제조·생산비용을 낮춰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실용성까지 겸비해 전 세계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케아가 다른 나라에 진출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당 국가 가구업체들은 점유율 하락을 겪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때문에 가구업계에선 이케아가 '가구공룡'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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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잡이 부분이 동그랗게 구멍 뚫린 수납장이 비둘기집을 연상케 한다. = 조민경 기자 | ||
이케아는 올 연말 국내 1호점인 경기 광명점 개소를 앞뒀고, 최근에는 경기 고양시에 2호점 부지를 매입하며 국내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데요. 이케아가 국내 매장을 열고 본격 사업에 나서면 국내 가구업계 판도 변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비해 국내 가구업체들이 제품경쟁력 등 강화에 힘써 이케아 공세에도 제자리를 꿋꿋이 지켜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마음에 드는 수납장 중 하나를 고르기 위해 그동안 발품을 팔며 찍어뒀던 사진들을 하나하나 다시 살펴봤는데요. 직접 실물을 볼 땐 미처 몰랐는데, 한 사진 속 수납장에 시선이 갔습니다.
수납장이 비둘기집을 연상케 했기 때문인데요. 정사각형, 직사각형 모양에 손잡이 부분을 동그랗게 구멍을 뚫어놓은 수납장이었는데요. 비둘기집과 꼭 닮지 않았나요?
과거엔 비둘기집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동물원 새장 속에서나 겨우 찾아볼 수 있습니다. '비둘기집이 대부분 사라졌구나'하는 생각에 미치자, 길거리를 '배회하는' 비둘기가 늘어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를 먹고 다니며 인기척에도 날아가거나 전혀 놀라지 않고,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이 피해가야 하는 상황을 만드는 주인공인 비둘기는 몸집이 닭처럼 커져 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면서 '닭둘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길을 가다 비둘기를 마주치면 '또 비둘기다, 피해가자'는 생각을 먼저 하곤 했는데요. 묵을 집이 없어져 길거리로 내몰린 처지라고 생각하니 안됐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혐오의 대상이 아닌 보호할 대상으로 봐야할 것 같은 요즘입니다.
요즘 많은 기업이나 단체들이 사회공헌활동, 자연보호활동 등에 힘쓰고 있는데요, 비둘기의 집을 찾아주는데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