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1일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해맞이 명소마다 사람들로 북적였는데요. 여러분도 새해 일출을 보고 오셨나요? 밝아오는 해를 바라보며 소망을 빌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셨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올 한해 소망하는 일이 모두 이뤄지길 바라봅니다.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 코너도 2014년 새해 첫 출발을 하는 만큼 어떤 곳을 소개해드려야 좀 더 의미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새해 첫날 먹는 음식이 떡국이기도 하고 곧 설명절이 다가오는 만큼 우리 전통음식인 '떡'으로 유명한 맛집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소담떡방'이라는 떡카페인데요.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해 있답니다. 한옥마을 속의 떡방이라고 해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곳이 아닐까', '한옥에서 맛보는 떡은 어떤 맛일까' 한껏 기대가 됐는데요. 저와 함께 가보실까요?
지하철로는 3호선 안국역에서 가장 가까운데요. 2번 출구로 나와 서울재동초등학교까지 쭉 걸어 올라가면 맞은편에 가회동 주민센터가 보입니다. 소담떡방은 이 주민센터 바로 뒤에 위치해있는데요. 주민센터 건물 가운데 빈 공간을 통해 들어가면 소담떡방 간판이 눈에 띌 겁니다.
한옥을 개조해 전통미와 현대미를 동시에 풍기는 소담떡방 매장. = 조민경 기자 |
특히, 전면을 벽 대신 큰 유리로 꾸며 밖에서도 내부가 잘 보였는데요. 하늘하늘한 천 커튼과 나무틀로 둘러싸인 유리벽이 한옥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었습니다.
왼쪽 편 입구를 통해 소담떡방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입구 바닥에는 한옥의 디딤돌을 연상시키듯 자갈을 깔아 출입문과 본채 입구를 구분 짓고 있었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왼편에 떡이 진열돼 있었는데요.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의 각양각색의 떡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군침이 돌 정도였습니다.
떡을 고르기에 앞서 자리를 잡기로 했는데요. 밖에서 봤던 큰 유리벽 옆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떡을 비롯해 디저트류, 음료류가 준비돼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메뉴가 쉽게 맛볼 수 없는 것들이어서 메뉴 고르기가 더욱 신중해졌습니다.
디저트류로는 △가래떡구이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 △소금누룽지아이스크림 △단호박소담떡 △소담떡 모듬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래떡구이'와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와 '소담떡 모듬'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음료는 '미숫가루라떼'와 '식혜'를 주문했고요.
소담떡방은 떡 진열대 옆 계산대로 직접 가서 주문을 해야 하는데요. 주문을 하면서 떡 진열대의 떡을 보고 고를 수도 있죠. △단호박소담 △완두시루 △모듬영양찰 △약식 △꿀떡 △인절미 △손두텁 △단팥바람떡 △백설기를 비롯한 20여종의 떡이 먹기 좋은 크기로 개별 포장돼 있었는데요. 소담떡방의 대표 떡들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소담떡 모듬을 주문했으니 다른 떡은 다음 기회에 맛보기로 했습니다.
주문한 떡과 음료를 기다리며 소담떡방 이곳저곳을 살펴봤는데요. 한옥을 개조해 옛것과 새로움을 동시에 담아낸 것처럼 인테리어 소품에서도 전통미와 현대미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한 도자기 장식과 다양한 문양의 떡살 등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장식들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러한 장식들은 모던한 느낌의 조명과 인테리어와도 묘하게 잘 어우러졌고요.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자니 주문한 메뉴들이 하나둘 내어졌습니다. 가래떡구이와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를 제일 먼저 맛보기로 했는데요.
가래떡구이는 모양부터 색달랐습니다. 가래떡하면 떡국 떡을 뽑기 위한 하얗고 긴 모양을 떠올리는데요. 소담떡방의 가래떡구이는 백미로 만든 하얀 가래떡과 현미로 만든 노르스름한 가래떡, 쑥을 넣은 쑥 가래떡까지 3색 가래떡으로 나왔죠. 떡살로 찍어낸 듯한 무늬에 더욱 먹음직스러워보였습니다.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 = 조민경 기자 |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는 기다란 도자기 접시에 나란히 놓여나왔는데요. 옴팍한 그릇에 담긴 바닐라아이스크림 위에는 고소한 콩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그 옆에 놓인 백미 절편과 쑥 절편 위에는 꿀이 고루 발라져 있었습니다.
절편만 먼저 한입 먹어봤는데요. 노르스름하게 구워져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쫄깃했는데요, 달달한 꿀과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인절미 콩가루가 뿌려진 아이스크림도 맛을 봤는데요, 부드러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고소한 콩가루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절편구이에 인절미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얹어 함께 먹는 것인데요, 갓 구워낸 따뜻한 떡과 차가운 인절미아이스크림의 색다른 조합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가래떡구이와 인절미아이스크림과 절편구이 접시를 모두 비워갈 때쯤 소담떡 모듬이 내어졌습니다. 큰 접시에 소담떡방의 대표적인 떡 다섯 가지와 곶감호두말이, 건살구가 먹기 좋은 크기로 담겨져 있었죠.
'가래떡구이'(상)와 '소담떡 모듬'. = 조민경 기자 |
단호박소담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 입으로 가져갔는데요. 남녀노소 즐겨 찾는 인기 떡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단호박 특유의 단맛과 떡의 쫄깃함, 그 속에 든 완두와 호두의 고소하게 씹히는 맛을 느낄 수 있었죠. 모듬영양찰과 손두텁, 콩인절미, 흑미소담 역시 국산 재료들을 아낌없이 사용해 담백하면서도 단맛, 고소함, 쫄깃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떡과 함께 맛볼 수 있는 음료도 많은데요. 제가 주문한 미숫가루라떼와 식혜도 떡과 잘 어우러져 맛이 좋았는데요. 묽지도, 뻑뻑하지도 않은 적당한 농도에 얼음을 동동 띄운 미숫가루라떼는 고소하면서 시원했고, 식혜는 심심해 떡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이곳 소담떡방은 떡 명장이 운영하는 곳인데요, 떡방을 운영하던 아버지로부터 기술 등을 전수받은 명장이 직접 개발하고 만들어낸 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직 소담떡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떡이 많았던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이죠.
특히 요즘은 서구화된 식습관 탓에 떡보다는 빵을 즐겨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곳 소담떡방에서는 떡 명장이 전통 떡은 물론 이를 재해석해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떡도 많이 만들어내고 있어 남녀노소할 것 없이 자주 발걸음 한다고 하는데요.
떡을 좋아하시는 분은 물론, 떡을 즐겨 찾지 않던 분들도 소담떡방의 떡과 이를 이용한 이색 디저트를 맛보고 나면 소담떡방을 즐겨 찾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