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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66] 일자리 창출·간병료 절감 '다솜이재단'

1호 사회적기업으로 출발… 수익모델 기본 깔고 76억 매출

최민지 기자 기자  2013.12.31 09: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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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간병·요양 분야는 국가가 책임질 복지 분야 중 하나다. 다솜이재단은 국가가 해야 할 부분을 성실하게 책임지고 행함으로써 하나의 모델을 형성하고, 이것을 확산시켜 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다솜이재단의 안재웅 이사장은 간병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은 '인간에 대한 보살핌'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본정신은 간병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다솜이재단에서 일하는 간병인 대부분은 취약계층과 경력단절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안정적 일자리를 얻게 된 그들이 환자들에게 쏟는 보살핌은 고객 신뢰로 되돌아왔다. 이 결과 다솜이재단의 올해 매출은 지난달 기준 약 76억원에 이르게 됐다.

◆다솜 거치면 지적장애인도 훌륭한 간병보조사

우리나라 제1호 사회적기업인 다솜이재단의 미션은 "양질의 사회서비스와 품위 있는 일자리 기회를 취약계층에게 제공해 사회적약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다.

현재 다솜이재단 간병인 고용인력은 전국 400여명, 이 중 대부분은 경력단절여성이다. 특히, 취약계층 고용비율은 약 51%며 고령자는 180여명에 달한다. 이 같은 인력구성은 실질 여성가장을 위한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다솜이재단은 취약계층·경력단절여성 위주로 간병인을 채용하고 있다. 또한, 4대보험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통해 간병업계 노동근로시장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 다솜이재단  
다솜이재단은 취약계층·경력단절여성 위주로 간병인을 채용하고 있다. 또한, 4대보험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통해 간병업계 노동근로시장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 다솜이재단
다솜이재단은 이처럼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켜 취약계층인 지적장애인 대상 간병보조사 일자리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돌봄서비스 분야 업계 처음으로 장애인 간병보조사 양성을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용증진협약을 체결, 총 1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지적장애인들이 간병업무를 하면 환자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겠느냐는 편견도 있었고, 과연 그들이 간병 일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불편한 시선도 존재했었다"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지적장애인을 간병보조사로 채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는 것.

그러나, 신체 건강한 지적장애인 간병보조사들은 이 같은 걱정을 잠재우고 간병업무를 훌륭하게 해냈다. 다솜이재단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간병보조사에 대한 환자 거부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병실 내 웃음 마스코트까지 담당하며 원활한 간병서비스 제공에 일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안 이사장은 "장애를 딛고 비장애인들과 협력해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올해 다솜이재단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료 수익모델 창출…환자에게 더 큰 혜택

다솜이재단은 지난 2005년 고용노동부 사회적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아왔었다. 또한, 교보생명도 매년 10억원이 넘는 기금을 다솜이재단에 전달하고 있다. 이 같은 전폭적 지원은 사업 확산에 큰 도움이 됐지만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했다.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을 때도 사업을 늘리며 충원한 간병 인력들과 환자들을 똑같이 유지시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솜이재단은 지원금 종료 때 자립 가능한 안전한 수익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사업과제였다.

이에 다솜이재단은 기존 개인간병사업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 및 환자·보호자의 간병료 부담을 경감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유료 공동간병 모델을 도입했다.

   다솜이재단은 취약계층 대상 무료 간병서비스와 함께 일반인 대상 유료 간병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했다. 사진은 안재웅 다솜이재단 이사장. = 최민지 기자  
다솜이재단은 취약계층 대상 무료 간병서비스와 함께 일반인 대상 유료 간병서비스를 도입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했다. 사진은 안재웅 다솜이재단 이사장. = 최민지 기자
우선 공동간병실 운영을 통해 간병인은 기존 24시간 근무에서 탄력적 3교대 근무로 전환됐다. 이는 간병인 근무환경을 개선한 것 뿐 아니라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윈윈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간병 서비스요금을 시장가 대비 40% 정도 줄여 환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간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일대일 간병과 달리 공동간병은 간병인 2~3명이 한 병실에 투입돼 여러 환자를 돌보는 시스템이다. 시간대별로 2명 이상의 간병인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 환자 이동부터 목욕까지 간병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또 3교대 체제에 따라 간병인은 야간에도 기존 24시간 체제보다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어 안전사고 경감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환자는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개인 대 기관' 간병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불편사항을 언제든 관리자에게 보고해 해결방안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자리 잡았던 '좋은 간병인은 복불복'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렸다는 소기의 목적을 가능케 했다.

다솜이재단의 공동간병 모델은 결국 수익모델로 정착됐다. 일반 환자 대상 유료 공동간병서비스 이용자는 현재까지 약 65만명으로, 매년 평균 약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처음에는 3개 공동간병실로 시작했지만, 전국 25개 병원 약 80개소의 공동간병실로 확산됐다. 이로 인한 매출은 지난달 기준 76억원이며, 2013년도 매출액은 약 83억원으로 추산된다.

다솜이재단은 내년 사회서비스분야를 선도하는 사회적기업으로서 △가치의 시스템화 △수익성 강화 △네트워크 강화를 사업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안 이사장은 "고령화 시대에 간병은 중요한 영역"이라며 "여러 간병업체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강화해 간병사업을 잘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