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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부동산 연말결산⑥…경매] 법원경매 낙찰가총액 17조 돌파

쇼핑1번지 '수도권 아파트경매'…진행건수·인원·자금 '역대 최고'

박지영 기자 기자  2013.12.30 11: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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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2013년은 대중화의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법원 경매시장에 흘러들어온 자금은 이달 23일 기준 총 17조1320억원. 이는 지난해 연말보다 13.3% 증가한 수치다. 법원 낙찰가 총액이 이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기존 최고 규모는 2009년 16조7200억원이었다. 이 같은 수치처럼 다사다난했던 2013년 부동산 경매시장을 되짚어 봤다.

얼어붙은 부동산 매매시장과 전세난, 그리고 하우스푸어까지 우리를 지겹게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이슈들은 공교롭게도 경매시장에 호재를 불러왔다.

올해 법원 경매시장에는 사상 최다 입찰자와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들은 결과적으로 전세난 해소와 매매 활성화보다 경매시장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경매진행 누적횟수 3년만에 '반등'

올해 경매시장이 사상 최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3년 연속 감소했던 전국 법원 경매진행 누적횟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까닭이 컸다.

전국 법원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2009년 33만7000여회에서 △2010년 30만여회 △2011년 26만7000여회 △2012년 26만6000여회로 꾸준히 하락세를 그려왔다. 그러나 올해는 27만6996회를 기록,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주거와 토지에 대한 경매진행 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으며, 상가비중이 높은 근린시설은 크게 줄었다.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를 포함한 주거시설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지난해 9만6126회에서 올해 10만3307회로 7.5% 증가했다. 주거시설 경매진행 누적횟수가 10만회를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연도별 전국 경매낙찰가 총액 (단위: 억원). ⓒ 부동산태인  
연도별 전국 경매낙찰가 총액 (단위: 억원). ⓒ 부동산태인
토지물건에 대한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지난해 9만7391회에서 올해 10만4376회로 7.2% 늘었다.

이 같이 경매진행 누적횟수가 늘어나면서 낙찰건수도 증가했다. 낙찰된 경매물건 수는 지난해 7만3237건에서 7만7868건으로 4631건(6.3%) 많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거시설, 그 중에서도 아파트 낙찰건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올해 아파트 낙찰건수는 1만8808건으로 지난해 1만7192건에 비해 1616건(9.4%) 늘어 양적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다세대 낙찰건이 8389개에서 9548개로 13.8% 증가했다. 이는 주택투자 및 수요층 경매시장 진입이 더욱 활발해졌음을 시사한다.

이 중에서도 업무시설 낙찰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업무시설 낙찰건은 지난해 1542개에서 올해 1929개로 25.1%(387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오피스텔 낙찰건수는 1763개로 업무시설 전체 낙찰건수의 91.4%에 달했다. 이 밖에 공장 경매낙찰건도 1559건에서 1876건으로 20.3%(317개) 늘어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도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 총액 (단위: 억원). ⓒ 부동산태인  
연도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 총액 (단위: 억원). ⓒ 부동산태인
다만 낙찰가총액은 용도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주거시설 낙찰가총액은 지난해 5조6472억원에서 올해 6조5232억원으로 8761억원(15.5%) 늘어 금액기준 증가폭이 가장 컸다. 아파트 낙찰가총액 증가액은 6854억원으로 전체 주거시설 낙찰가총액 증가액의 78.2%에 이르렀다.

이어 공장시설 낙찰가총액이 1조9633억원에서 2조6386억원, 토지 낙찰가총액은 3조442억원에서 3조3020억원, 업무시설 낙찰가총액은 2517억원에서 3913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전체 경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근린시설 물건은 경매진행 누적횟수가 줄면서 낙찰건수와 낙찰가총액도 동반 감소했다.

지난해 4만6751회였던 근린시설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올해 3만7431회로 9320회(19.9%), 낙찰건수는 8990건에서 8092건으로 898건(10%) 감소했다. 이 바람에 낙찰가총액도 3조5060억에서 3조4866억원으로 194억원(0.6%) 내려앉았다.

◆1년새 수도권 아파트 낙찰총액 5000억↑

올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총액은 3조6181억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마크했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총액은 3조523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1년 만에 낙찰가총액 증가분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국제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조7495억원이래 두 번째다. 
 
이처럼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 역대 최대자금이 쏟아진 데는 1차적으로 '하우스푸어의 애환'이 자리 잡고 있다. 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아파트가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경매에 처음 나온 아파트신건 수는 3년 연속 증가한 끝에 올해 역대 최다인 1만4157건을 찍어 지난해 1505건 보다 11.9% 늘었다.

   연도별 수도권 아파트 경매 입찰자 수 (단위: 명). ⓒ 부동산태인  
연도별 수도권 아파트 경매 입찰자 수 (단위: 명). ⓒ 부동산태인
여기에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투자자 유입 △전세난에 기한 실수요자들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열기 확산 △세제혜택 및 대출규제 완화 등 이슈들이 더해지면서 매매보다는 경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 경매업계 분석이다.

실제 올해 경매시장에 유입된 입찰자수는 8만376명으로 지난해 보다 두 배(51.8%)가량 증가했다.

반면, 비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은 입찰경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올해 비수도권 아파트 경매진행 누적횟수는 1만8175회로 지난해(1만7965회)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입찰자수가 3만7584명으로 늘면서 평균경쟁률은 5.9대 1이었다.

그렇다면 2014년 부동산 경매시장은 어떨까. 일단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대법원 매각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경매사건은 10만6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0월, 9만9075건)보다 1600건가량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계속 진행 중인 경매사건도 7만9385개로 이미 지난해 12월 말 집계된 7만5765개를 넘어섰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