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알뜰폰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월27일부터 알뜰폰 위탁판매를 시작한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 수는 현재 4만명에 육박했으며, 올해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는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저가정책을 내세운 알뜰폰이 고가요금제·단말기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또한, 그동안 유통망 부족으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알뜰폰이 우체국과 농협 등 전국 판매채널을 보유하게 된 것도 알뜰폰시장 활성화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알뜰폰 업계는 올 한 해를 '도입기'로 평가하고 있다. 내년 알뜰폰 시장 전망이 올해보다 더욱 밝다는 의미다. 정부가 이통3사 불법보조금 강력 규제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도 알뜰폰 업계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2년 새 가입자 분기 평균 21% ↑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 68만명에서 올 3분기 213만명으로 분기 당 평균 약 21%씩 가입자가 늘고 있다. 전체 가입자 대비 비중도 지난해 1분기 1.3%에서 올해 3분기 3.9%로 3배 증가했다.
상위 알뜰폰 사업자별로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CJ헬로비전 56만명 △프리텔레콤(스페이스네트 포함) 37만명 △SK텔링크 34만명 △에넥스텔레콤 22만명이다. 이 중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는 1년 만에 시잠점유율이 각각 13%p·11%p 증가했다.
이들 사업자의 올해 가입자 수는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 35만명 △프리텔레콤 15만명 △SK텔링크 26만명 △에넥스텔레콤은 7만3000명이다. 전체 누적 가입자와 비교했을 때 올해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CJ헬로비전의 경우 지난해 대비 150%가량 성장했다.
올 한 해 알뜰폰은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우체국·농협·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도 마련됐다. 이에 내년 알뜰폰 시장은 본격 활황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 프라임경제 |
김선민 에넥스텔레콤 홍보팀 대리는 "예전에는 알뜰폰 판매를 위해 MVNO라는 용어를 설명하는 데 10분 이상 소요됐었다"며 "이제 알뜰폰이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만큼 올 한 해는 본격적인 '알뜰폰 도입기'로 평가된다"고 말을 보탰다.
◆저렴한 요금제, 소비자도 호응
올해 알뜰폰의 인기요인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값싼 요금제다. CJ헬로비전의 경우 2만원 이하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4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4%에 달한다. 2만~3만원대 요금제 이용 고객은 5만4000여명, 4만~5만원대 요금제 이용 고객은 2만6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최수영 CJ헬로비전 CR담당은 "기존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동일한 음성통화·문자·데이터 등을 사용하면서도 요금은 1만~2만원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고객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많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8월에 출시한 무약정·기본료 반값의 '조건 없는 유심 LTE 요금제'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고 설명했다.
에넥스텔레콤은 우체국을 통해 월 1000원 요금제를 선보이며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1000원 요금제는 전체 요금제 중 10% 가입자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요금제가 출시된 지 1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성장속도는 매우 가파른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에넥스텔레콤의 주요 요금제는 전체 대비 5~10% 가입자 비율을 보이고 있다.
우체국에 따르면 1000원 요금제는 일평균 1000명 이상 가입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가입자 폭주에 지난 23일 일시적으로 가입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에넥스텔레콤 측은 "현재 1000원 요금제는 에넥스텔레콤의 주력 요금제이며, 내년에는 전체 가입자 중 50%가 1000원 요금제를 사용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10만명 가입자 순증을 달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알뜰폰 가치 인정, 성장가도 전망
합리적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알뜰폰은 2014년 더욱 성장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이에 대해 KT경제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내년은 알뜰폰 시장 성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스마트폰 포화로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후불 가입자 유치 경쟁은 가입자 뺏기 경쟁일 뿐이며,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규제 의지로 보조금 과잉경쟁 가능성도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제조사와 이통사 보조금을 규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3사의 불법보조금 제공에 영업정지·과징금 등 강력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합리적 가격을 내세우는 알뜰폰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정책에 따라 내년 보조금 시장이 축소되는 게 알뜰폰 시장에 후광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더불어, 우체국·농협 등 알뜰폰 판매채널이 내년에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이통3사에 비해 알뜰폰 시장은 가야할 길이 멀지만 알뜰폰이라는 가치 자체는 인정받았다"며 "정부 정책이나 제도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식으로 개편된다면, 알뜰폰은 더욱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