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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예울마루서 척추장애 '손상기 회고전'

박대성 기자 기자  2013.12.27 10: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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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척추장애에도 불구하고 고통과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전남 여수 출신 고 손상기(1949-1988) 화백을 추억하는 회고전이 열린다.

여수지역 다목적문화예술공원인 GS칼텍스 '예울마루'는 여수시 및 손상기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27일부터 '손상기 25주기전(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수 최초로 공개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2점을 포함해 모두 1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손상기 유작전은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 열렸으나, 전시공간 규모나 시설이 열악해 손상기 작품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고 손상기 화백의 생전 작업실 풍경.ⓒ GS 예울마루

이번 전시는 크게 초기작과 서울 상경 이후의 시대로 구분된다. 손상기는 초기 여수의 바다와 어시장 등을 배경으로 작업했으며, 향토적이고 민속적인 분위기가 짙게 깔린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서도  '자라지 않는 나무'는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대표작이다.

1979년 상경해 세상을 떠난 1988년까지 10년간 작품활동을 지속한 손상기는 이 시기 작품양식에 큰 변화를 보인다. 판잣집이 밀집한 달동네, 변두리 풍경 등 도시의 음산하고 우울한 풍경들을 짙은 회백색과 암갈색의 기조, 거친 스크래치 등으로 표현했다. '공작도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2010년 드라마에 노출돼 유명세를 탄 '영원한 퇴원'도 이 시기 작품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부인인 김분옥 여사가 전시장에 직접 그의 아틀리에를 재현한다. 손상기 회고전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관객들은 아틀리에에서 유품과 드로잉, 오리지널 판화 등을 감상하며 치열한 삶을 살았던 작가정신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예울마루 이승필 관장은 "지역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자 지난해 사진작가 배병우, 올 4월 김곤에 이어 이번에 손상기 회고전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출신 작가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