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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사 참배에 美 난감 "실망스럽다" 규탄

동북아전략 딜레마 빠져…日 내부서도 "잃을 게 많을 것" 우려

이보배 기자 기자  2013.12.27 1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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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두고 미국 측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일본은 여전히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이지만 일본이 이웃 국가들과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아베 총리의 과거에 대한 반성과 일본의 평화 결의를 재확인한 데 대해 주목한다"며 일본의 입장을 배려해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실망했다"는 표현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에서 참배했을 때도 미국은 "실망했다"는 표현까지는 사용하지 않았고 '내부문제'라는 식으로 넘어갔다.

이처럼 미국이 전례없이 강한 논조로 '실망감'을 표출한 가운데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아시아 중시' 전략을 표명한 미국은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놓고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 것을 독려해왔다.

한·일 양국이 갈등구도를 형성할 경우 한·미·일 삼각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기본 전략구도에 저해가 되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도 아베 총리는 신사 참배를 강행했고, 이로 인해 한·일 관계개선은 물론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역시 원활히 추진하기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검토되던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재조정되거나 자연스럽게 하반기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편, 미국의 "실망스럽다"는 논조에 일본 내부 언론조차 "야스쿠니 참배 자제를 권유했던 미국이 일본의 아시아 외교에 불신감을 갖게 됐으며 결과적으로 잃을 것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