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린 탓일까. 2012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국산차 브랜드들이 올해엔 초라한 성적표를 걱정해야할 입장이다. '신차효과'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노렸지만, 이 역시 하반기의 판매 하락세를 늦추지는 못했다. 다행히 긍정적인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도 대거 포착됐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그리고 다운사이징 등 친환경 차종들이 대거 출시됐고, 3~5위 브랜드들의 반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경제침체로 인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시장 분위기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식을 줄 모르는 아웃도어 열풍을 타고 달아오르기 시작한 쌍용차다. 더군다나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로 승용차 부진과 SUV 약진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캠핑 문화 확산과 가족단위 여행문화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SUV 모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며, 국내 완성차 5개사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UV 명가라고 자부하는 쌍용차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6년만에 '흑자전환'…코란도 패밀리 역할 '톡톡'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3년 연속 실적 개선 중인 쌍용차는 올해 6년 만에 분기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37억원의 흑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했다.
흑자로 돌아선 데 힘입은 쌍용차는 올해 글로벌 경제 및 자동차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21.6%(11월 말 기준) 성장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등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코란도 브랜드를 중심 삼은 매력적인 패밀리룩의 어필은 물론 시장 요구를 적극 수용해 대폭 개선된 상품성 등을 바탕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 쌍용자동차 |
내수판매의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 최대 성장률인 48.5% 증가한 6540대를 판매해 확실한 실적 개선을 이뤘으며, 11월까지 누적판매에서도 전년대비 35.6%로 큰 폭 신장했다. 또 수출 누적판매 역시 전년대비 12.8%의 높은 성장률을 마크하며 7만4992대를 팔아치우는 등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많은 시련을 겪었던 쌍용차가 이처럼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부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모기업 마힌드라와의 시너지, 안정을 되찾은 노사관계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무엇보다 △코란도 C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잘 나가는 '코란도 패밀리 브랜드'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2월 코란도 투리스모, 8월에 뉴 코란도 C 등을 출시하며 시장 니즈를 최대한 정확히 반영했다"며 "디자인 측면에서 패밀리 룩을 확립시키고,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신제품 출시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신차 출시 無…제품 만족도·브랜드 이미지 개선 집중
쌍용차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 코란도 패밀리(코란도 C·코란도 스포츠·코란도 투리스모) 누적판매는 각각 △1만7348대 △2만1007대 △9391대로 총 4만7746대를 기록,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뉴 코란도 C의 경우 출시 당시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출고 적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내수시장 선전을 바탕으로 쌍용차는 하반기 중국시장과 유럽시장을 두드리며, 해외 판매 신장세를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쌍용차는 변화하는 아웃도어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자사만의 개성을 담은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지난해 아웃도어 마케팅 브랜드 '쌍용 어드벤처 익사이팅 RPM'을 론칭했다. ⓒ 쌍용자동차 |
여기서 그치지 않고 쌍용차는 지난해 선보인 아웃도어 마케팅 브랜드 '쌍용 어드벤처: 익사이팅 RPM'을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새로운 자동차 레저문화를 이끌고 있다.
이처럼 쌍용차가 '코란도 패밀리'라는 SUV 차종만으로 눈에 띄는 신장세를 보인 것은 틈새시장을 정확하게 공략했기 때문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레저인구를 노려 승용차 일색의 자동차시장에서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높은 판매 성장세를 나타낸 쌍용차가 내년에는 신차 출시가 없는 만큼, 그야말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판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년에는 신차 출시보다 계약물량의 적기 공급을 위한 생산량을 늘리는 데 만전을 기할 예정으로, 제품 만족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 개선할 것"이라며 "지난달 론칭한 마케팅 브랜드 'The W Experience' 하에 체어맨 W 고객 가치에 걸맞은 최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차별화 프리미엄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모기업 '마힌드라' 역시 쌍용차 부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 초 쌍용차 유상증자를 통해 8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2017년까지 3개 신차종 개발을 위해 1조원 투자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투자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을 주름잡던 중형차와 대형차가 역성장하는 사이 쌍용차는 여가와 레저를 중시하는 소비자 삶의 질적 변화에 맞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더욱이 캠핑과 SUV는 깊은 연관성이 있는 만큼 내년에도 쌍용차가 SUV 명가로 성장흐름을 이어가 연간 흑자 전환을 기록할지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