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메리 크리스마스." 많은 분들이 고대하던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거리의 대형 트리와 화려한 조형물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는데요.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뜨지 않나요.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계획은 다들 세우셨나요? 연인과 함께 달콤한 데이트를, 모처럼 가족들과 한데 모여 식사를, 친구들과 함께 외로움을 달래는 파티를 계획하신 분도 있을 텐데요. 누구와 어떻게 보내든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와 연말로 기억되면 좋겠네요.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색다른 크리스마스와 연말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곳을 귀띔해드릴까 하는데요. 어떤 곳인지 궁금하시죠? 함께 가보실까요.
'모던식당'이라는 곳입니다. 퓨전 한식 레스토랑인데요.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에 한식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분들 분명 있을 텐데요. 일단 한번 방문해보시면 지금껏 알던 한식과는 전혀 다른 음식에 한 번, 분위기에 또 한 번 놀라실 겁니다.
모던식당은 원래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서 시작했는데요.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남동에도 매장을 또 하나 냈죠. 사간동보다는 한남동 매장이 좀 더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분위기라고 해서 한남동 매장을 찾았습니다.
모던식당의 외관. 정면이 다른 사람들의 방해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별채이고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 1층이 본채다. ⓒ 모던식당 |
조금 들어가면 여러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제일 왼쪽 길로 꺾어 건물 두세 개 정도만 지나면 왼편에 모던식당 간판이 눈에 띌 겁니다. 반듯한 궁서체에 빨강 조명으로 포인트를 준 모던식당 간판은 심플하면서도 오묘한 분위기를 풍겼는데요. 모던식당이 어떤 분위기일지 더욱 궁금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모던식당 입구로 들어서자 정면에 반투명 유리에 한옥 창틀을 본뜬 것 같은 모양의 별채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본채는 일반 2층 주택 중 1층을 개조해 마련돼 있었고요.
본채에 들어가기 전, 별채가 궁금해 문을 빼꼼히 열어봤는데요. 별채는 지면보다 약간 패여 있어 계단 한 칸 정도 낮았습니다. 테이블 하나에 기다란 나무의자가 2개 놓여있어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크기였죠.
문을 닫으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친구나 지인의 집에서 간단한 파티를 즐기는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몇몇이 옹기종기 모여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분들께 딱 맞는 장소인 듯하네요.
빈티지 가구와 이국적인 오브제들이 미국의 오래된 가정집을 연상케 하는 모던식당 내부. ⓒ 모던식당 |
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메뉴판을 이리저리 넘겨봤는데요, 매장 분위기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도마삼겹수육'과 ‘치즈김치 계란말이' '루꼴라감자전' 등 처음 보는 퓨전 한식들이 수두룩했는데요. 메뉴 아래 간단한 설명이 있었지만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인기메뉴를 몇 가지 주문했습니다.
'차돌구이와 야채무침'. = 조민경 기자 |
음식이 나오기 전 밑반찬이 세팅됐는데요. 긴 직사각형 접시에 두부조림과 오이무침, 숙주나물이 정갈히 담겨 나왔습니다. 심심한 밑반찬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있으니 음식들이 하나둘 내어졌습니다.
가장 먼저 두부김치가 나왔는데요. 두툼한 세 겹의 두부 사이사이에 제육김치볶음이 들어가 있고 가장 위에는 실파와 치즈가루가 뿌려져있었는데요.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냄새가 솔솔 났죠. 케이크처럼 쌓인 두부김치가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젓가락으로 한입크기로 잘랐는데요. 두부와 제육볶음을 함께 맛을 봤습니다.
기름에 살짝 구워 더 고소한 두부와 매콤한 제육김치볶음이 잘 어우러졌는데요. 크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자꾸 당기는 맛이었습니다.
하우스막걸리와 함께 맛을 봤는데요. 송화가루를 살짝 뿌려 즐기면 좋다고 하는데요, 크게 향은 없고 다음날 숙취가 없다고 하네요. 하우스막걸리는 톡 쏘는 맛은 없었지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는데요. 두부김치와도 물론 잘 어울렸죠.
차돌구이와 야채무침도 곧이어 내어졌습니다. 큰 원형 접시 가운데 야채무침을 에워싸고 차돌구이가 고루 펴져 나왔는데요. 차돌구이 한 점을 앞 접시에 덜고 그 위에 야채무침을 조금 얹어 돌돌 감아 한 입에 쏙 넣었습니다.
'고구마 떡 퐁듀'. = 조민경 기자 |
루꼴라감자전도 특이한 메뉴 중 하나였는데요. 모양만 봤을 때는 화덕피자와 유사했죠. 앞접시에 조금 덜어와 맛을 봤습니다. 바삭한 감자전 속에 새우 등 각종 해물이 들어있었는데요. 루꼴라, 치즈가루와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냈는데요.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의 배합이 좋아 느끼하지 않아 좋았죠.
자몽막걸리도 함께 맛을 봐야겠죠? 새콤달콤한 자몽 특유의 맛과 함께 막걸리가 어우러졌는데요. 막걸리 맛보다는 자몽 맛이 조금 더 강해 여성분들이 더욱 많이 찾는 막걸리라고 합니다. 자몽막걸리는 흔히 맛볼 수 없는데, 모던식당에 오시면 한번쯤 맛보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두부김치와 차돌구이와 야채무침, 루꼴라감자전까지 메뉴 하나하나마다 풍성한 양에 이미 배가 많이 불렀는데요. 아직 맛볼 메뉴가 하나 더 남았답니다.
고구마 떡 퐁듀인데요. 바삭한 떡과 고구마 맛탕을 치즈 소스에 찍어먹는 메뉴인데요. 떡과 고구마 맛탕 소스는 떡꼬치 소스와 비슷했는데,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콤했습니다. 하지만 달콤하고 부드러운 치즈를 듬뿍 찍어 함께 먹으면 매운 맛을 덜어준답니다.
퓨전 한식을 표방하는 모던식당의 메뉴는 하나하나 이름은 물론 맛까지 예사롭지 않았는데요. 부담스러운 고급 한식보다는 조금 가볍고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한식을 맛볼 수 있어 좋았는데요.
연인, 친구,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임 장소로는 물론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큰 거부감 없이 한식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곳인 것 같은데요. 거기서 거기인 식상한 메뉴는 잠시 잊고 모던식당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퓨전 한식을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