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기자 기자 2013.12.24 15:09:55
[프라임경제] 지난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린 탓일까. 2012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국산차 브랜드들이 올해엔 초라한 성적표를 걱정해야할 입장이다. '신차 효과'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노렸지만, 이 역시 하반기의 판매 하락세를 늦추진 못했다. 다행히 긍정적인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도 대거 포착됐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그리고 다운사이징 등 친환경 차종들이 대거 출시됐고, 3~5위 브랜드들의 반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번 2013년 국산차 브랜드들이 출시한 신차와 함께 국내외 시장의 성적표, 그리고 내년 재도약을 위해 선보일 신차 등에 대해 집중 조명해봤다.
먼저 현대차는 올 한해 국내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의미를 던졌다. 내수시장은 부진했으나 수출은 늘었다. 지난해 대비 성장세는 감소했지만, 실적은 지속적으로 소폭 증가한 모습을 나타낸 것.
전반적으로 올해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와 그랜저 하이브리드 같이 친환경 차량들을 지속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국내외에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노린 현대차의 2013년 성적표를 살펴봤다.
◆해외물량 확보, 기업가치 상향
현대차는 지난 11월까지 국내 5만4302대, 해외 35만4231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2.8% 감소한 수준으로 모두 40만8533대를 팔았다. 국내시장은 전체적으로 줄어든 조업일수와 내수부진 등으로 저조한 판매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11월까지 누적 59만705대, 해외 누적 373만432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7.7% 상승한 총 432만1137대로 소폭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품질 및 서비스 등에 대해 보완하는 등 우수한 품질의 차량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현대차 |
결과적으로 현대차의 올해 11월까지 초라해 보이는 실적은 신형 투싼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싼타페 효과를 넘어서는 차종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승용차는 에쿠스를 제외한 전차종의 판매가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 반면, 전주공장 상용차 물량은 가동률이 증가하면서 급증했다.
11월에는 처음으로 해외 판매도 감소했다. 터키 증산효과와 브라질 신공장 효과가 일부 반영됐지만, 인도와 미국의 생산이 부진하면서 소폭 판매량이 하락한 결과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올해 현대차가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진 않지만, 해외 물량 확보 및 기업 벨류 증가 등 오는 한해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제네시스 출시장에서 "향후 더욱 우수한 품질의 차량으로 고객들에게 보답할 것이며 친환경차 등 연구 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창조경제 실현과 국가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하는 등 품질과 기술 투자 등에 대한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올해는 성장과 확장에 급급했던 모습과 달리 '품질'과 '서비스' 등에서 보완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올해 품질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오는 2014년을 더욱 탄탄하게 맞이할 마음을 다지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풀이된다.
◆'우후지실' 내실강화, 신년 기대요소 '풍성'
현대차는 내수부진 속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높은 성장세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가 각각 누적 8만6102대, 8만3048대, 8만807대를 판매하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블루멤버스를 단순한 고객 멤버십 서비스에서 고객 기대에 앞서 챙기고 배려한다는 개념의 통합 고객 브랜드로 확대했다. ⓒ 현대차 |
지난 11월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는 계약대수는 약 1만대, 맥스크루즈와 뉴 투싼ix는 11월까지 각각 7982대, 3만9537대 판매를 기록하며 오는 2014년의 실적을 기약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출시한 제네시스는 검증된 상품성에 고객을 위한 다양한 고급 감성사양을 가미해 고객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던 프리미엄의 경험과 가치 등 현대차의 제품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지난 3일에는 현대차를 경험하는 모든 고객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현대차의 서비스 브랜드인 '블루멤버스'를 대대적으로 확대·개편했다. '블루멤버스'는 2007년부터 시행된 현대차 오너를 위한 멤버십 서비스로 이번 개편을 통해, '고객의 기대보다 한 발 앞서, 고객 한 분 한 분에 맞춰 챙기고 배려한다'는 고객 서비스 브랜드로 그 개념을 확장했다.
'우후지실(雨後地實)' 비가 온 뒤 땅이 굳고, 열매를 맺는다는 말이 있다. 올해 비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국내시장의 기대주인 신형 제네시스와 중국 전략차종인 밍투 등 본격적인 판매고는 2014년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베스트셀링 모델 신형 쏘나타가 풀체인지돼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현대차의 성장은 실적이나 모델 등으로 '이것이 정답이다'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 고객 수준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수요 창출과 내수시장에서 성장 기틀을 다졌다는 점은 오는 2014년을 다시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