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위원회가 신임 기업은행장에 권선주 현 리스크관리본부장(부행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히면서 기업은행이 도전장을 내놓은 경남은행 인수 문제 등에 미칠 파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업은행 차기 행장으로 내부 출신에 여성이 내정되면서 기업은행에 어떤 변화가 일지 주목되는 것. 권 내정자는 조준희 현 행장에 이어 두 번째로 수뇌부에 오른 케이스다. 일단 '낙하산 인사'의 악순환을 끊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풍(女風) 코드의 수혜자'라는 인식을 깨는 문제가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지만, 1978년 공채 17기로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일선 영업점 업무와 고객만족(CS), 카드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이 같은 지적은 큰 의미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력과 일처리 솜씨로 인정을 받아 왔기 때문에 다른 업권에 비해 보수적인 은행 조직이고 아직 타은행에 비해서도 공공기관 색채가 더 짙은 기업은행 수장으로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부 출신으로 조준희 행장에 이어 기업은행을 이끌게 된 권선주 행장 내정자(현 부행장). ⓒ 기업은행 |
다만, 기업은행 특유의 과제가 권 내정자 앞에 남아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데, 금융정책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내년도 경제가 쉽게 전망하기 어려운 변수를 여럿 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은 당장은 큰 파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과 맞물려 미칠 파장은 아직 가늠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의 호흡을 맞추는 문제가 숙제다. 또 이런 상황에 내부를 독려하면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지난 3분기 기업은행의 순이익(은행 개별 기준)은 1905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약 30% 줄었다. 실적이 반토막 난 다른 은행에 비해서는 선방한 것이나, 파격적인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역마진과 건전성 우려, IBK투자증권과 IBK캐피탈 등 자회사 실적 부진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경남은행 인수 여부도 당장 권 내정자의 지명으로 새삼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3일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최종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업계에서는 매각 흥행을 위한 '페이스메이커'일 뿐이라는 시각이 있다. 당국이 새 수장감을 내정한 만큼 이 경남은행 인수 문제에서 기업은행 역할이 물 건너 갔다는 극단적 전망은 수그러들겠지만 앞으로 기업은행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안갯속이다.